마우저 "부품 1개 주문도 배송, 다품종 차별화 전략 유지"

다프니 티엔 부사장 "깊이보다는 다양성 추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5/15 16:27

박병진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보유한 전자부품 유통사 마우저 일렉트로닉스가 앞으로도 엔지니어를 겨냥한 다품종 차별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프니 티엔 마우저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우저의 재고 전략은 다른 유통업체와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깊이보다는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일반 유통업체에서 달가워하지 않는 까다로운 고객(엔지니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엔 부사장에 따르면 전자부품 유통업체의 재고 전략은 크게 다용도 활용이 가능한 범용 부품을 많이 보유하거나, 특정 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마우저는 이와 달리 초기 개발 단계에서 제품 설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를 겨냥한 다품종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왔다. 엔지니어가 필요한 다양한 영역의 부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프니 티엔 마우저 APAC 마케팅 부문 부사장.

전자부품이 양산단계의 제품에 들어가려면 가격은 싸면서 품질은 좋고, 배송도 빠르고, 지불조건도 유리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반면 설계단계에서 엔지니어들은 기술 자체에 집중한다고 티엔 부사장은 설명했다. 되도록 최신 부품을 쓰고 싶어하며, 여러 부품을 꼼꼼하게 비교해본 뒤 다품종 소량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티엔 부사장은 "엔지니어들이 설계단계에서 원하는 제품은 대량 주문이 안 된다"며 "마우저가 보유 중인 부품만 87만여종에 달한다. 최소주문 수량과 가격 제한까지 없애 1개만 주문해도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다양한 영역의 부품을 마우저 한 곳에서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마우저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평균 구매금액은 150달러(약 16만원)에 머물렀고, 1천달러(약 107만원)을 넘는 주문도 많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티엔 부사장은 이날 마우저가 지난해 매출과 2018년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0%, 30%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2017년 매출은 13억 달러(약 1조3천950억원)를 넘어섰고, 전세계 전자부품 유통업체 순위도 2016년 11위에서 9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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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설립된 마우저는 2007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에 최종 인수돼 주목을 받았다.

마우저는 오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아나로그디바이스(ADI),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icrochip),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바이코코퍼레이션(Victor) 등 전원설계용 반도체 기업과 '파워 공급 설계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