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총 10시간의 진통 끝에 원안대로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통과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음성 150~210분, 데이터는 900MB~1.2GB를 제공하자는 것으로, 향후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장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의무적으로 출시해야 한다. 또 제공되는 음성과 데이터양은 2년마다 이용자 평균 이용량에 따라 바뀌게 된다.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11일 규개위 전체회의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규제심사가 끝났고 결과는 원안대로 의결됐다”며 “규개위원장의 당부대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잘 챙겨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SK텔레콤, 시민단체,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의 의견진술을 시작으로, 이날 회의에서는 보편요금제에 대한 찬반 측 전문가들의 의견청취가 이뤄졌다.
회의에 앞서 규개위 심사국은 “통신서비스가 대법원 판례에서 보듯 필수재적이고 공익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가 통신비 경감을 위해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정책이고 보편요금제 도입 시 규제비용보다 사회적 편익보다 더 작게 나타난다”고 상정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필수재라서 규제가 필요하다면 해외에서도 똑같이 했을 텐데 왜 우리나라만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한 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면서 “해외에는 요금인가제도 없고 신고제도 폐지하는 추세이며 (취약계층을 위한 통신비 경감이라면) 복지국가 관점에서 정부 재원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편요금제 도입은 규제완화를 통한 경쟁 활성화 기조에도 정면으로 위배 된다“며 ”정부가 요금인가제 폐지에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인가제보다 강한 규제가 보편요금제“라고 반발했다.
SK텔레콤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의 박지영 변호사는 “보편요금제는 법률로 요금과 음성·데이터 제공량을 국가가 정한다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라면서 “이러한 내용과 관계된 부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보충의 원칙’에 입각해야 하며 사유재산을 존중하는 범위에서만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에서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적극 찬성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휴대폰은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재적 성격이 있다”며 “인가제가 폐지되면 소비자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고 최소한의 것으로 보편요금제가 필요하다”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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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를 대표해 나온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협의회에서 논의를 했지만 합의가 되질 못했다”면서 “통신시장의 가격개입은 어느 정도 필요한데 이것을 통신사가 자율적으로 출시할지, 법제화로 해야 하는지는 규개위원들이 판단해 달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날 보편요금제가 규개위를 통과하면서 향후 과기정통부는 법안을 보완해 법제처 심사를 받는다는 계획이며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최종 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