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전환기, IBM의 승부수 ‘컨테이너’

컴퓨팅입력 :2018/05/03 13:52    수정: 2018/05/04 08:31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서 서비스형 플랫폼(PaaS)로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IaaS와 PaaS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클라우드 사업자의 경쟁이 새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IBM은 PaaS를 새로운 국면의 승부처로 보고 ‘컨테이너 서비스’에 승부수를 걸었다.

IBM은 컨테이너 기반 IT환경을 엔터프라이즈 기업에서 안전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매니지드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IBM 클라우드 컨테이너 서비스(ICCS)’라 명명된 이 서비스는 올해 3월 IBM 클라우드 한국 데이터센터서도 제공되기 시작했다.

김태훈 한국IBM 상무는 “엔터프라이즈의 모든 워크로드가 퍼블릭 클라우드로 갈 수 없고,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등의 복잡한 이기종 환경에서 개발자와 관리자가 어떻게 동일한 경험을 가질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서로 다른 환경을 쓰면서 동일한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활용하고, 블록체인이나 IoT 같은 외부 역량까지 연동할 때 컨테이너 기술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한국IBM 클라우드사업부 상무

김 상무는 “IBM은 보안과 규제 준수를 만족하는 안전한 기반에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그 위에 컨테이너 기술 기반의 오케스트레이션, 네트워킹, 템플릿, VM웨어런타임, 클라우드파운드리런타임 등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여기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VM웨어 오퍼링이며 그 다음이 컨테이너 워크로드를 PaaS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BM은 지난해 도커 컨테이너 엔진과 쿠버네티스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결합한 매니지드 서비스 ‘ICCS’를 공개했고, 올해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 한국은 여러 IBM 데이터센터 운영 지역 가운데 1차로 ICCS를 제공하게 됐다.

ICCS는 컨테이너 스택의 전체를 매니지드 서비스로 구성했다. 물리적 인프라와 가상화 환경, 운영체제에 도커 컨테이너 엔진을 올리고, 쿠버네티스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를 결합했으며, 다양한 컨테이너 기반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쿠버네티스는 구글에서 수많은 컨테이너의 관리를 자동화하기 위해 만든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다. 컨테이너 작동과 관리를 자동화하고, 모니터링과 성능 관리를 할 수 있다. 운영자는 가상머신 대신 애플리케이션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고로 작성됐고,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ICCS는 쿠버네티스의 스케줄링, 클러스터 매니지먼트, 서비스 디스커버리, 프로비저닝, 모니터링, 컨피규레이션 매니지먼트 등 기능을 그대로 제공해 복잡한 컨테이너 운영 자동화를 이룬다.

김 상무는 “컨테이너 서비스를 통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구축 및 운영하고, 이식성과 호환성, 보안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환경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IBM의 왓슨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같은 API 서비스를 활용해 혁신하면 된다”고 말했다.

ICCS를 활용하면 오픈소스 버전의 도커, 쿠버네티스를 직접 구축하는 것보다 간편하게 기반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왓슨, 블록체인 등 IBM 클라우드의 다양한 API를 쉽게 플러그인할 수 있고, 여러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도 간편히 접목시킬 수 있다.

ICCS는 IBM 클라우드 IaaS의 큰 특징인 베어메탈 환경도 지원한다. 물리적 인프라를 싱글 테넌트로 단독 사용할 수 있어 보안성에서 유리하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인 ‘IBM 클라우드 프라이빗’에서도 iCCS를 활용할 수 있다.

김 상무는 “서버리스와 컨테이너가 PaaS의 새로운 흐름으로 뜨고 있는데, 이 중 컨테이너 기술은 VM보다 자동화되면서 모니터링이나 관리 측면에서 애플리케이션 담당자 간의 협업에 용이하다는 특징을 갖는다”며 “컨테이너나 서버리스는 기술의 진화 측면보다 자동화와 제어력 확보에 대한 선택 문제로서, 개발자가 만드는 애플리케이션 특성에 따라 선택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글로벌하게 쿠버네티스와 컨테이너를 완벽한 매니지드 서비스로 상용화한 클라우드 기업은 IBM이 유일하다”며 “이미 국내 대형 고객 몇 곳에서 ICCS를 활용하는 개념검증(POC)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IBM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

컨테이너와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의 활용은 우리나라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아직 생소하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와 데브옵스 채택을 전제해야 컨테이너 기술과 자동화에 대한 필요를 느끼게 된다. 때문에 당장 폭발적으로 국내 기업의 ICCS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국IBM도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으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컨테이너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점진적으로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사례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ICCS를 활용한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벤디고뱅크가 대고객 서비스용 모바일 앱을 컨테이너 기반으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항공사 이용고객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모바일 앱과 공항 키오스크 등으로 이전하고, 내부의 핵심 워크로드도 IBM 클라우드로 이전해야 했다. 이를 위해 IBM의 컨테이너 서비스를 활용했으며, 시장과 상황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한국IBM은 ICCS와 더불어, 디자인싱킹을 토대로 하는 ‘IBM 개러지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IBM 개러지 서비스’는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앞서 기업이 사전에 아이디어부터 실험까지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IBM의 전문가와 기업의 IT 관련 종사자가 함께 모여 도전과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해법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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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통신, 미디어, 제조 등의 업계에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채택을 위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컨테이너 서비스를 한국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어느 워크로드에 적용하고 활용할까 측면에서 IBM 개러지 서비스로 활용방안을 도출하고, 이후 프로덕션까지 확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테이너를 한두개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 프로덕션으로 가거나 규모를 늘렸을 때는 관리 복잡성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며 “ICCS를 활용하면 컨테이너를 통해 자유롭게 프라이빗과 퍼블릭 사이에서 워크로드를 움직일 수 있고, 오픈소스 버전 업데이트나 변경, 유지보수를 신경쓰지 않으면서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 핵심 역량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