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방심위 언론탄압' 논란 두고 설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달 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 유의사항을 발표하고 특별 모니터링을 실시하자 언론통제 논란이 발생한 것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2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심위의 특별 모니터링에 대해 "사실상의 보도지침이자 사전검열"이라며 "사후통제 기능만 지닌 방심위의 월권이자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석진 상임위원은 "최근 경찰이 드루킹 파문 보도와 관련해 TV조선 압수수색을 시도하려 해 기자협회 성명서도 나온 상황"이라며 "사무처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진 방심위의 이번 행보는 언론 탄압 여론을 부채질한 격"이라고 강조했다.

또 "방통위가 이같은 언론 사전검열에 개입했다는 오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방통위 차원에서 경위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MBC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 편파보도 의혹이 있는 자사 기자 3명을 수사의뢰한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김 상임위원은 "언론사가 언론 자유 침해에 앞장서고, 취재원 보호도 스스로 내팽겨친 사례"라며 "세계언론자유지수 발표 다음날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타 상임위원과 위원장, 부위원장은 방통위가 방심위를 상대로 경위조사에 나서는 것 또한 월권에 해당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심위 논란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방심위는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독립 기관이라 방통위에서 조사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해 방통위가 방심위 진상 조사나 경위 파악에 나서는 것 또한 월권이라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측이라 하더라도 방통위가 방심위의 보도지침 배포에 관여하지 않았냐는 취지의 언급은 유감스럽다"며 "어떤 근거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 방통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방심위가 독립기구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은 법적으로 명확히 정의돼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이뤄져 방심위 내부에서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진상조사와 향후 개선안을 추진하고 향후 결과를 전달받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