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똑똑해진 ADAS...폭스바겐 '파사트 GT'

디젤엔진 모델 우선 출시, 감성적 인테리어 눈길

카테크입력 :2018/04/24 15:45    수정: 2018/04/24 15:48

폭스바겐코리아에게 중형 세단 신형 파사트 GT는 매우 특별한 존재다. 디젤게이트 사태가 터진 지난 2015년 이후 약 3년 만에 국내 시장에 내놓은 신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파사트 GT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 이미지와 함께, 첨단 사양과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국내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이미지 추락을 이끌었던 디젤 TDI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둘 지는 아직 미지수다.

22일부터 23일까지 1박 2일 간 서울, 하남, 남양주, 인천 일대에서 파사트 GT를 시승해봤다.

폭스바겐 파사트 GT (사진=지디넷코리아)
폭스바겐 파사트 GT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커브길 잘 인식하는 레인 어시스트

파사트 GT는 폭스바겐코리아 판매 차종 중 사상 최초로 2단계(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수준의 반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스템이 탑재됐다.

파사트 GT의 ADAS 시스템은 크게 레인 어시스트(차선유지보조시스템), 사이드 어시스트(후측방경고시스템), 백 워닝 시스템(후면충돌경고시스템), 프론트 어시스트(전방충돌방지 및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정차 기능이 제공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으로 나눠진다.

현대기아차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차간거리 설정 단계는 총 4단계로 나눠지지만, 파사트 GT의 차간 거리 설정은 총 5단계로 나눠진다. 단계별 숫자가 낮아질수록 앞차와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승 첫 날인 22일은 수도권 일대 비가 많이 내려 노면이 많이 젖은 상태였다. 빗물로 인해 운전자가 쉽게 차선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레인 어시스트가 작동중임을 보여주는 파사트 GT 12.3인치 계기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컴바이너 타입의 파사트 GT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ADAS 사양 작동 유무를 알려준다. 하지만 콘텐츠 구현 범위의 한계성을 보여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파사트 GT에 윈드쉴드에 탑재된 레인 어시스트용 카메라는 얼마나 차선을 잘 인식할까.

이 카메라는 상대적으로 노면이 불안정하거나, 차선이 흐릿한 구간이 많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특성을 잘 인식하는 느낌이었다. 차선이 흐릿해지더라도 전방 차량의 움직임을 잘 파악했다. 하지만 시속 60km/h 이상 주행시에만 작동되기 때문에, 정체 구간에서는 아예 활용할 수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레인 어시스트는 커브 구간에서도 괜찮은 성능을 발휘했다. 한쪽 차선에 치우친다는 느낌보다는, 차선 중앙을 유지하면서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조향하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내리막 커브길에서는 차량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불안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파사트 GT 레인 어시스트 관련 경고 문구 (사진=지디넷코리아)

■경고 3번 무시하면 브레이크 거는 파사트 GT

파사트 GT의 레인 어시스트는 현대기아차나 다른 해외 완성차 업체와 차별화된 기능을 갖췄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를 3번 무시하면, 운전자의 주의 운전을 상기시키기 위해 강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기능이 마련됐다.

'레인 어시스트:스티어링을 직접 제어하세요'라고 적힌 1차 경고 문구는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약 15초 이후에 경고음과 함께 등장했다. 이 경고 문구를 약 5초동안 무시하면 더 강한 경고음과 함께 동일한 문구를 내보낸다.

2차 경고까지 무시하게 되면, 파사트 GT는 곧바로 강제 브레이크를 걸어 운전자의 주의 운전을 요구한다. 이 강제 브레이크는 앞좌석에 탑승한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객의 몸이 잠시 뒤틀릴 정도로 강한 편이다.

국내 출시된 차종들도 파사트 GT처럼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고 버티면 클러스터에 경고 문구를 띄운 후 요란한 경고음을 내보낸다. 국내 출시된 테슬라 모델 S는 수차례 경고를 무시하면 목적지까지 스티어링 휠 자동 조향을 돕는 ‘오토스티어’ 기능의 재시작을 강제적으로 금지시켜 버린다.

현대기아차가 현재 출시중인 차량의 경우, 스티어링 휠 경고 문구를 운전자가 무시하면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을 일시적으로 해제시킨다. 이후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재활성화 되며, 파사트 GT와 같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가동시키지 않는다.

파사트 GT의 이같은 주의 방식은 향후 3단계 이상 수준의 자율주행 단계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행중인 파사트 GT 내부 (사진=지디넷코리아)
폭스바겐 파사트 GT 센터페시아. 8인치 디스플레이에는 개선된 지니맵 내비게이션이 구동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나뉘는 파사트 GT

폭스바겐코리아는 파사트를 크게 유럽형과 미국형으로 나눠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중인 프리미엄형 파사트 GT는 유럽형으로 분류되고, 올해 내 미국형 파사트가 국내 도입돼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유럽형 파사트 GT는 ADAS 사양에서 차별화를 갖췄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크게 장점과 단점이 나눠진다.

장점은 감성적인 인테리어다.

파사트 GT는 낮에 운전하는 것보다 밤에 운전하는 것이 매력인 차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엠비언트 라이트다.

파사트 GT의 엠비언트 라이트는 앞좌석 도어와 대시보드를 잇는 형태의 디자인을 갖춰 통일감이 느껴진다. 라이트 설정 색상이 파란색, 주황색, 흰색 등 총 3가지로만 설정할 수 있어 아쉬운 느낌은 있다.

단점은 파사트 GT가 국내에서 TDI 디젤 엔진만 판매된다는 점이다.

파사트 GT는 미국형 파사트와 달리 국내에서 TDI 디젤 엔진만 탑재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파사트 GT는 2.0 TDI 프리미엄, 2.0 TDI 프레스티지, 2.0 TDI 4모션 프레스티지 등 총 3가지 트림으로 나눠진다. 지디넷코리아가 탄 차량은 최고급형인 2.0 TDI 4모션 프레스티지 사양이다.

세 트림에는 공통적으로 2.0 TDI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곧 국내 판매중인 미국형 파사트 모델은 가솔린 TSI 엔진이 들어간다.

파사트 GT에 탑재된 TDI 엔진은 저속주행 시 디젤 엔진 특유의 걸걸한 엔진음을 낸다. 실내에서 이 엔진음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시승차에는 정차 시 엔진 시동을 잠시 멈추게 하는 ‘오토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을 갖춘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

파사트 GT는 경기도 하남에서 인천광역시까지 약 60km 주행 기준으로 약 16.1km/l의 연비를 보이는등 고연비에서 충분히 승부볼 수 있는 모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디젤 엔진 불신은 남아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까.

파사트 GT의 국내 판매가격은 4천320만원, 파사트 GT 2.0 TDI 프리미엄이 4천610만원, 파사트 GT 2.0 TDI 프레스티지가 4천990만원, 파사트 GT 2.0 TDI 4모션 프레스티지가 5천290만원이다(모두 부가세 포함).

관련기사

*영상=[폭스바겐 파사트 GT 시승]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국내 도로에서 잘 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