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페이' 춘추전국시대다.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이베이스마일페이·쿠팡페이·배민페이 등 각종 페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욱더 간편하고 쉽게 결제하길 바라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면서 국내외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후끈하다.
과연 승자는 누가될까. 중국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처럼 양강구도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아니면 소비자들이 입맛에 맞게 여러가지 페이들을 골라쓰는 시대가 될까.
국내외 모바일 간편결제 사업 관계자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놨지만 유통(커머스) 채널 기반의 페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서울 테헤란로 인터넷기업협회에서 열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간편결제' 토론회에 참석한 페이코·카카오페이·한국NFC·QFPay 관계자들은 유통채널이 보급하고 있는 간편결제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페이의 이진 사업총괄이사는 "사업자 관점으로 봐야한다. 바라봐야 하는 지향점이 같으면 충돌인데, 유통 채널의 페이는 유통사 커머스 특성에 맞춰져 있다"며 "예를 들어 스마일페이가 11번가에 들어갈 순 없다. 고객 정보나 데이터를 서로 빼앗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활성화할수는 있으나 외부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의 다양한 모바일 간편결제 솔루션을 상점(머천트·Merchant)에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QFPay의 권현돈 한국지사 대표 역시 "플랫폼·유통 채널·신용카드 등 기반이 다른 간편결제 플레이어들이 각자 고생을 할 것"이라면서 "결국 유통 채널 기반의 페이들은 플랫폼 기반의 사업자들과 합작해서 움직이게 될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유통채널의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으며, 회원들의 습관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SK경영경제연구소의 김지현 연구위원 역시 "유통 채널의 페이는 의미가 없다. 기능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김지현 연구위원은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에 시럽페이를 개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 간편결제 업체들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간편결제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전통 금융사들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데다, 국내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다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진 사업총괄이사는 "지급 결제 서비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페이 기반의 카드는 미리 돈을 충전해놓고 쓰는 형식인데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높다"며 "카카오페이의 송금 이용 건수도 높은데 은행 수수료도 올라가는 중이다. 결국 이 수수료를 제하면 마진이 얼마남지 않는데 여기에 마케팅까지 하면 마이너스다"라고 말했다.
정상민 부장은 "모바일 간편결제가 대세이고 흐름이라면 정부 지원정책이 병행이 되야 한다"며 "아쉬운 것은 계좌 등록 기반의 간편결제에만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신용카드 기반의 간편결제에 대해선 고려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및 기재부에서는 계좌 등록 기반의 간편결제의 소득공제율을 현금 사용과 동일한 30%까지 되게끔 추진 중인데, 이 안에는 신용카드 기반의 간편결제의 소득공제율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권현돈 대표는 "한국은 선(先)규제를 하는데 중국의 스탠스는 '선(先)발전 후(後)규제'다. 산업을 성장하게 냅둔 뒤 문제점이 조금씩 보이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한 후 규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업체는 소비자들의 사용처를 확대해 오프라인에서도 간편결제 시장 비중을 늘려나가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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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테인먼트의 정상민 부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어 바코드 리더기가 없이도 신용카드 포스와 단말기를 사용하는 결제방식 등을 집중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이진 사업총괄이사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배운 게 '사용자를 많이 모으면 돈을 벌 수 있다' 였다. 카카오페이도 비슷한 방향으로 사업을 생각했고,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오프라인 결제는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며, SPC와 롯데·CJ·신세계 등 대형 가맹점의 멤버십 서비스 라인업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