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 시간·비용 확 줄어든다

3차원 종양 대량생산 바이오칩 개발

과학입력 :2018/04/24 10:41

한국기계연구원은 곽봉섭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체내 종양을 모사한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는 ‘미세유체 기반 바이오칩’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3차원 종양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신약 개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 선정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전의 항암제 개발 연구는 2차원의 암세포를 배양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실제 체내 종양은 3차원 형태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2차원 종양 세포는 구조가 단순하다. 신체의 저항 체계를 잘 나타내지 못해 항암제 유효성을 검증할 때 실제보다 약물에 더 잘 반응하고, 약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3차원 종양 세포는 2차원 종양 세포보다 실제 구조와 유사하기 때문에 항암제 유효성 검증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 전 임상 대상 후보 물질의 개수를 줄이고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3차원 종양의 대량생산을 위해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특성을 이용했다.

종양 세포가 들어있는 물방울을 유상 용액 입구로 주입하고 세포 용액 입구로 세포가 포함된 배양액을 주입하면 물과 유상 용액이 섞이지 않는 원리에 의해 물방울(액적) 생성부에서 암세포를 포함한 물방울이 생산된다. 이를 세포 물방울 출구를 통해 모아 세포 배양기에서 배양하면 3차원 종양이 형성된다. 동전은 크기 비교를 위한 것으로 100원 짜리 동전과 크기가 동일하다.

3차원 종양 생산용 바이오칩
초기 생산한 유방암 세포를 포함한 물방울의 사진(왼쪽)과 24시간 경과 후 물방울 내 형성된 3차원 종양.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1초당 16-20개의 암세포 물방울을 만들 수 있어 1분 당 1천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1천만개의 암세포를 포함하는 1㎤ 부피 용액이 있으면 24시간 안에 3차원 종양(직경 0.15 ㎜) 1만~3만 개를 만들 수 있다.

1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통상 10-13년, 약 1조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약 1만개의 물질에 대한 약물 유효성 검증이 필요하다. 그 후에도 340여개 내외의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이용해 비임상, 동물실험 등 전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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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섭 선임연구원은 "유방암 환자의 실제 종양을 이용해 임상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실제 환자에서 추출한 종양을 이용해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면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도 가능한 만큼 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 연구자 지원 사업을 통해 진행됐으며, 약물전달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