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5인치 이상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대형 QLED TV와 하반기 출시할 마이크로LED TV로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밀리지 않겠다는 굳은 목표다. 현재 LG전자와 소니 등이 O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2018년형 QLED TV는 55·65·75·82인치의 대형 화면으로 구성됐으며, Q6·Q7·Q9은 평면, Q8은 커브드 디자인이다. 가격대는 모델에 따라 279만원(55인치)부터 1천49만원(75인치)까지 다양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75인치 초대형 Q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 제품이 동일한 크기의 LG전자 OLED TV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Q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가 적용되며 LG OLED는 자체 발광 소자를 적용된 제품으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여왔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TV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대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의 만족도, 화질, 기능, 성능을 모두 갖춘 100%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 투트랙 전략으로 한두 번이 아닌 영원한 TV 1등을 하는 게 삼성의 목표다”고 강조했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지난해에는 QLED TV가 2천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OLED TV보다 부족했지만, 올해 양사 75인치 TV 제품의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OLED와 격차 2배 이상 벌릴 것”…75인치 TV로 경쟁
삼성전자는 이날 7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경쟁사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벌려 QLED TV 시장을 필두로 세계 TV 시장 1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종희 사장은 이날 “QLED와 OLED의 둘의 싸움보다는 소비자의 선택을 지켜봐달라”고 했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를 언급한 것은 OLED를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삼성전자가 75인치 특정 크기대 경쟁 제품을 두둔하는 것은 같은 크기 대형 TV 싸움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구성과 생산 비용을 QLED TV의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QLED TV가 액정표시장치(LCD)를 적용해 유기물이 적용된 OLED TV보다 번인 현상이 없고 내구성이 높다고 뉴스룸을 통해 전한 바 있다. 또 QLED는 OLED보다 제작 비용이 낮아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QLED가 OLED보다 기술 측면에서 밀린다고 보는 시장의 평을 넘어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요소인 셈이다.
이날에는 QLED TV의 블랙 색상 구현에 대한 기술도 강조했다. QLED TV는 LCD가 적용되는 만큼 백라이트로 빛을 내기 때문에 완전히 빛을 내지 않는 OLED TV보다 블랙 색상 표현에 있어서 뒤처진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한 사장은 QLED TV에 새롭게 적용된 블랙 기술에 대해 “블랙을 맞추도록 액정 각도를 적용하고 신호가 왔을 때 블랙 정도를 인공지능으로 검토하는 알고리즘, 반사가 되지 않는 기술 등을 적용했다”며 “완벽한 블랙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용성도 높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QLED TV에 TV를 시청할 때 검은 화면 대신 날씨나 뉴스 등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매직스크린’ 기능을 적용했다. 회사는 소비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라이프스타일 TV를 지향하고 있다. 또 복잡한 선을 하나의 케이블로 대체했던 기존 방식을 더 개선해 전원선까지 하나로 통합한 ‘매직케이블’을 지원한다.
5단계 알고리즘으로 저해상도 영상을 4K급으로 표현해주는 ‘인공지능 4K Q 엔진’과 색 재현력을 높여주는 퀀텀닷을 기반으로 한 화질 경쟁력도 강조했다. AI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통합 앱 ‘스마트싱스’으로 TV의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강화할 것도 내비췄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QLED TV로 OLED TV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추종석 전무는 “75인치와 82인치 초대형 QLED TV로 2천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절반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며 “삼성의 전략에 따라 180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75인치 TV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 시장 전체 판매량의 60%를 점유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超프리미엄 '마이크로LED TV' 가격 1억원대 예상…우위 점할까
삼성전자가 QLED 제품과 함께 내세울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인 마이크로LED TV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베일에 쌓여있던 마이크로LED TV의 가격이 약 1억원대가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내비췄다. 이 역시 대형 TV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한 사장은 “지금까지 가장 큰 삼성전자 TV가 110인치였는데 가격이 14만 달러(약 1억5천만원)가 조금 넘었다”며 “(앞서 공개한) 146인치 마이크로LED TV 가격도 그것에 감안해서 계산하면 될 것이며 오는 6월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1월에 최초로 공개된 마이크로LED는 밝기·명암비·색재현력·블랙 표현 등 화질과 내구성·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특히 화면 크기 제한 없이 초소형 칩을 전사한 기판들을 이어붙이면 돼 소비자 기호에 따라 크기와 형태를 원하는 대로 조립할 수 있다.
또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초소형 LED를 전사한 기판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LED자체가 광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칩을 전사하는 기판에 따라서 플렉시블(휘어질 수 있는), 스트레처블(늘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는 등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하지만 마이크로LED를 일일이 기판에 전사하는 공정 기술이 필요한 만큼 생산 비용이 높아 높은 제품 가격으로 시장에 보급화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초기 비용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TV를 통해 소비자 시장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 시장도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LED 가격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B2B와 B2C 시장을 함께 공략하면서도 출시 초기에는 B2B 쪽을 공략하는 데 더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격이 있어 일반 TV처럼 보급되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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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TV 사업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이룬 만큼 이제 수량보다는 대형 프리미엄 TV를 통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탈바꿈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하면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웨이퍼 크기 등 요소와 관련한 기술 개선을 통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TV 시장 1위가 하루 아침에 뒤집히지 않을 것이고 시장 선도하기 위한 자신감이 있다”며 “소형 TV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위협도 받고 있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초대형 프리미엄 QLED TV에 대해서는 우위를 잘 지킬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의 목표는 영원히 1등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