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이 운전자의 기분에 따라 바뀌는 디지털 디스플레이형 계기반을 선보이고 있다. 첨단 기술에 감성을 불어넣어 소비자들을 유혹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자동차에 탑재된 계기반 디스플레이는 속도, RPM(1분당 엔진 회전수), 연료 현황, 주행거리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자동차와 IT 시장이 서로 융합되면서, 계기반 자리에 바늘 대신 풀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대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동차 업체에서는 이를 TFT-LCD 디스플레이(또는 클러스터)로 부르거나 풀 컬러 디스플레이 등으로 부른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차량 중 계기반에 바늘을 아예 없애고 대신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채우고 있는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현대차 넥쏘, 기아자동차 THE(더) K9, 쉐보레 볼트 EV, BMW 5시리즈 및 6시리즈·7시리즈, 포드 2018 뉴 머스탱,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S클래스, 푸조 3008·5008, 테슬라 모델 S 등으로 나눠진다.
물론 바늘과 혼용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있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 TM, 제네시스 브랜드, 니로 PHEV 등은 7인치 이상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계기반에 넣었다. 하지만 바늘 계기반이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3일 출시된 기아차 더 K9은 디스플레이 계기반 디자인을 총 4가지로 나눴다. 4가지 테마 모두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 적용돼 운전자의 시각적 재미를 높였다. 드라이브 모드(Drive Mode) 버튼을 누르면 이에 반응하는 그래픽이 별도로 구현돼 색다르다. 12.3인치 크기의 더 K9 디지털 계기반은 후측방 모니터(BVM) 기술이 들어간 점도 눈에 띈다.
4일 국내 출시된 포드 2018 뉴 머스탱엔 12인치 크기의 LCD 디스플레이 계기반이 들어갔다.
12인치 머스탱 LCD 디스플레이 계기반의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마이컬러(MyColor)’ 기술이다. 개성이 강한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디스플레이 컬러 설정을 무려 30가지로 설정한 것이다. 10가지 이내 설정이 가능했던 기존 자동차 업체 디스플레이형 계기반과 다른 움직임이다.
BMW와 벤츠 등도 주행 모드 또는 개인 설정에 따라 운전자의 취향에 맞춘 계기반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BMW의 경우, 기존 아날로그 바늘 계기반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위한 디자인을 채택하기도 했다.
화려한 디자인 대신 심플함과 실용성에 초점을 준 디스플레이형 계기반이 있다.
아이오닉과 출시 예정인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의 경우, 계기반 가운데에는 원형 속도계 디자인을 적용했고, 주행에 필요한 정보는 우측에 별도로 마련했다. 테슬라 모델 S는 디자인 변화 대신 에너지 효율,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 여부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창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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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자동차 업체들이 계기반 자리에 바늘대신 디스플레이를 넣는 이유는 센터페시아로 향하는 운전자 시선분산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라며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시선분산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으나, 정보 제공량의 한계 때문에 앞으로 디지털 계기반이 각광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디스플레이형 계기반은 일반 바늘 계기반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고, 이를 만들기 위한 부품 가격이 매우 비싸다”며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앞으로 다양한 차종에 다양한 개성을 담은 디스플레이 계기반 탑재 차량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