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사람이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결국 은행은 미래에 데이터 기반으로 가게 될 거다. 은행이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고 금융 데이터를 핀테크 업체와 공유해야 금융 산업이 발전한다.
오픈 금융생태계를 위해서는 자생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교환되는 게 중요한데, 오픈 플랫폼·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없이는 금융권과 핀테크의 협업은 흉내 수준일 뿐이다."
국내 은행에서 처음으로 오픈 플랫폼과 오픈API를 도입해 운영 중인 NH농협은행의 김봉규 디지털전략부 핀테크사업팀장은 오픈 금융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이처럼 강조했다.
그는 NH농협은행에서 2015년 4월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인물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핀테크 혁신 방안' 에서도 오픈API 활성화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관련기사☞은행권, 오픈API 구축 바람…새 수익원 기대]
김 팀장은 "오픈 플랫폼과 API를 이해하려면 API와 플랫폼을 이해하면 쉽다. 오픈 플랫폼은 API를 찍어내는 공장, API는 방법론"이라며 "장난감 블록이 있다고 생각할 때 블록은 API이고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환경 조성에는 오픈 API가 핀테크 업체에 다양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팀장은 "생태계란 단어의 핵심은 자생이 가능하냐 여부다. 현재 핀테크들은 금융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얻기도 굉장히 어렵다"며 "이 경우에 핀테크 업체가 할 수 있는 사업은 몇 개 밖에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오픈 플랫폼에서 오픈API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되는 은행이 보유한 데이터 등을 핀테크와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픈 플랫폼에 들어가는 재료는 은행 핵심에서 만들어진 요소(Components)들을 묶고 분류한 것들이다. 상대방 계좌 확인이나 이체, 이체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은행의 요소를 기반으로 오픈 API가 만들어지며, 핀테크 업체는 이를 사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는다.
그는 특히 오픈 API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연결 통로이기 때문에 더욱 확장성과 편리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과거에 핀테크 업체도 없었지만 회사 간에 무언가를 주고 받기 위해선 새로운 전용선을 깔아야 했지만, 이제는 인터넷만 되면 연결이 가능하다는 부연이다.
김봉규 팀장은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이 가동 중임에도 불구 개별 은행의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공동 오픈 플랫폼은 개별 은행의 경쟁이 약해지는 면이 있다. 선의의 경쟁이 있어야 다양한 API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시중은행 몇 개도 오픈 플랫폼을 만드려고 NH농협은행을 방문했다"고 했다. 현재 금융결제원의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API는입·출금과 잔액조회 등 5가지로 한정돼 있다. 결국 이번에 금융위가 내놓은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에서도 김 팀장의 의견이 반영돼 공동 플랫폼과 개별 플랫폼 개발 등 투트랙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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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미래 금융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지며, 오픈 플랫폼·API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금융의 핵심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세계적 트렌드는 오픈API다. 얼마 전 유럽에서 PSD2가 시행됐다"며 "사물과 사람이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결국 은행은 미래에 데이터 기반으로 가게 될 거다. 은행이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고 정보 보호와 보안이 전제된 금융 데이터를 핀테크 업체와 공유해야 금융 산업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부터 유럽연합에서는 전 회원국을 대상으로 PSD2(Payment Service Directive 2)를 시행했다. 이 지침의 목적은 비은행권의 결제 산업 참여가 가능하게 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고객이 동의한 경우 은행권은 써드 파티(Third party, 제3자 제공자)에 오픈API형태로 금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