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참고자료 활용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의 최종 결과 보고서가 국회에 전달됐지만, 보편요금제와 같은 쟁점 사안은 국회 상임위 내에서도 쉽게 논의를 시작하지 못할 전망이다.
4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협의회 결과보고서에는 보편요금제와 관련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 차이만 나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편요금제는 민간 회사의 요금 결정권을 정부가 법으로 빼앗는 형태라며 통신사들이 극구 반대해온 내용이다. 반대로 시민단체와 정부는 기본료 폐지 공약의 대안인 만큼 보편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는 네차례의 협의회 회의에서도 반복된 논쟁이다.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크다는 점을 통신업계도 수긍했다는 내용만 추가됐을 뿐 정부가 보편요금제 법안을 입법예고할 때부터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다.
보편요금제를 두고 국회가 입법 단계에서 참고할 내용이 부족한 셈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보편요금제를 두고 입법 참고 자료로 활용하려면 통신 서비스 중 어느 부분까지 필수재로 인정하고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재원을 쓸 수 있는지도 논의돼야 한다”면서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도 입법 단계에서 고민해야 하는데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회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보편요금제를 두고 통신사와 알뜰폰 업계, 정부와 소비자 시민단체의 대립 양상만 그대로 전달된 탓에 입법 논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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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실 내에서도 이를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명확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국회 한 관계자는 “협의회에 참여하는 정당 추천 위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만 지명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협의회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며 “당장 4월 국회 임기 안에서는 법안심사소위 구성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상임위 차원의 입법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