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데이터 처리 3배 높인 광스위치 개발

자유롭게 대역폭 조절 가능…효율적 네트워크 운영·관리 가능해져

방송/통신입력 :2018/04/03 16:16

광네트워크 장비는 제조사마다 달라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관리해야 해서 운용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광스위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광통신 네트워크의 대용량 데이터 수용과 지능적 제어를 위해 광스위칭 시스템인 로뎀(ROADM)용 핵심부품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효율적인 광스위칭 시스템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로 제어가 가능한 핵심 부품을 만들어 장비화해 네트워크를 구성했다"며 "이로써 더욱 똑똑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ETRI는 이번 광스위치 개발로 중앙에서 소프트웨어적인 광스위칭 시스템 제어를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과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도 가능해졌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네트워크 트래픽은 연평균 24%씩 성장해 오는 2021년에는 지금보다 3배 증가한 3.3제타바이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TRI는 이번 기술 개발로 기존 로뎀 장비당 처리 가능 데이터량이 8Tbps에서 23Tbps로 약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광통신 네트워크에서는 전송속도와 관계없이 파장당 일정한 대역폭이 할당됐다. 따라서 통신 속도가 낮은 채널은 상대적으로 자원을 낭비했다. 그러나 ETRI 기술을 적용하면 통신 속도에 따라 자유롭게 파장 대역폭 조절이 가능하다. 처리 가능한 네트워크 용량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또한 네트워크에서 하나의 전화국 또는 기지국에 여러 방향의 전화국에서 들어오는 동일 파장의 광신호 처리도 가능하게 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핵심이 'SDN기반 플렉시블 광노드 기술'이라고 밝혔다. 향후 연구진이 업그레이드한 광스위치는 광노드 안에 삽입될 예정이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달망을 연결해주는 광통신 네트워크 기지국에 설치될 전망이다.

ETRI는 이번 개발에 성공한 부품이 '멀티캐스트 스위치'와 '플렉시블 그리드 광 모니터'라고 설명했다. 먼저 멀티캐스트 스위치는 광스위치 시스템에서 같은 파장으로 들어오는 신호도 데이터의 방향을 결정해주는 부품이다. 기존에 같은 파장이 신호로 들어올 경우 충돌이 나던 문제를 해결했다.

채널폭을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하게 됨으로써 향후에는 대역폭이 좁아 대용량 데이터를 보내지 못하는 어려움이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플렉시블 그리드 광 모니터는 기존 일정한 데이터 채널의 폭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어 어떤 데이터가 얼마나 들어오는지에 대한 판단을 가능케 했다. 데이터가 들어오는 대로 채널폭이 유연하게 커졌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통신장비 기업 코위버는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부품을 라인카드로 제작하고 광스위치 장비로 구성했다. 연구진은 공동연구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광스위치 시스템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연했다.

향후 이 기술은 국내 광소자 제조사를 거쳐 광스위치 시스템 장비업체에 탑재된 후 통신사업자들에 의해 본격 사업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기술은 실리카, 폴리머 등 저가 소재 기반의 평판형 도파로 집적 기술을 적용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백용순 ETRI 광무선융합연구본부장은 "네트워크 용량과 효율 증대를 위한 핵심 광부품, 광스위칭 장치가 성공적으로 개발돼 대용량 전달망에서 국내 광부품의 세계적 경쟁력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ETRI는 이번 연구를 코위버, 켐옵틱스, 인엘씨테크놀로지 등과 함께 공동으로 지난 2014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기반 플렉시블 광노드 핵심기술 개발' 사업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연구진은 이 기술로 국내외 특허 4건을 냈으며 올해 중으로 기술이전도 계획 중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광통신부품 시장규모는 지난 2015년 105억불에서 오는 2021년 252억불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