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오해를 유발하는 권리침해성 검색어의 삭제 기준이 마련돼 검색어로 인한 명예훼손 구제가 강화된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 3월 21일 개최된 제121차 정책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검색어 관련 정책규정에 합의하고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관검색어, 자동완성검색어 기능은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을 분석해 검색 결과나 검색창에서 관련된 검색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러한 포털의 연관검색어 및 자동완성검색어는 입력된 검색어와 관련된 사건 등을 연결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개인정보 노출,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KISO는 2012년 ‘검색어’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사업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이용자의 피해예방과 구제를 위해 검색어를 예외적인 삭제를 허용하는 정책을 마련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검색어에 따른 피해와 구제에 대한 요청이 줄지 않고 꾸준히 발생해 왔다. KISO는 지난해 5월 2차 KISO포럼 ‘검색어 정책 방향성 모색을 위한 토론회’ 등에서 이러한 문제를 짚어본 바 있다. 그 결과 검색어로 인한 피해를 좀더 구제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해 9월부터 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검색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개정 방안을 올해 3월까지 논의해 왔다.
이번에 변경된 규정은 ▲검색어로 인한 명예훼손 유형을 분류해 삭제 기준을 명확하게 했고 ▲검색어 자체만으로 사실관계를 현저히 오인시키는 경우를 삭제할 수 있다는 기준을 추가해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검색어에 대해 본인이 요청해야 삭제 가능한 기준과 제3자등의 신고에 의해서도 삭제가 가능한 기준을 명확히 해, 사업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알 권리 침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정했다.
최근 심의된 김부겸 의원 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검색어 삭제요청은 이번 개정작업을 통해 추가된 ‘사실 관계를 현저히 오인시키는 경우’가 처음 적용된 사례였다.
김부겸 장관은 지난 2월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종교, 사상 ▲정치적 의견, 전과,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의 특성에 따른 혐오표현을 할 경우 이를 처벌하는 ‘혐오표현규제법안’을 제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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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O 정책위원회는 해당 법안에 성적 지향 등이 명시되어 있지 않음에도 ‘김부겸’ 의 연관검색어로 ‘동성애’, ‘동성애 반대’ 가 생성된 것은 김부겸 장관이 성적 지향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사실을 현저히 오인시킨다는 이유로 삭제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을 통해 유사한 사건의 경우에는 해당 조항에 의해 권리침해를 구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완 KISO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의 정책규정 개정을 통해 검색어로 인한 피해자의 권리침해 가능성에 대한 구제의 폭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검색어 삭제 기준이 보다 명확화된 측면이 있다”며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규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수행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