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들이 전화기로 변신을 시도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등 IT 업체들은 AI스피커에 통화 기능을 탑재했거나, 탑재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서비스 구현 방식은 2가지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을 데이터로 변환, 전송한다는 큰 틀은 같지만, 자체 메신저 앱으로 음성을 송수신하거나 인터넷 전화와 기기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갈린다.
카카오는 지난 달 29일 AI스피커에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 기능을 탑재했다. 음성으로 'OO에게 보이스톡 걸어줘'라고 명령하면 통화 대상을 확인한 뒤 보이스톡 연결을 요청한다.
회사는 AI 스피커에 카카오톡 전송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향후에는 보이스톡 수신 기능과 단체 채팅방 통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된 기기로 AI스피커를 선보이겠다는 게 전략이다.
KT AI스피커 '기가지니'의 경우, 음성 명령을 내리면, 스피커에 연동돼 있는 앱 사용자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과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KT 관계자는 "거치형 셋톱박스의 형태로 AI스피커 제품을 개발해왔다"며 "실내 사용자에 편리한 기능 위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신저 앱 시장을 카카오가 지배하고 있는 만큼, 그외 업체도 KT의 방식을 통해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도 음성통화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AI스피커에 탑재될 VoIP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11~12월 경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스피커에 통화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최근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한 네이버도 비슷한 서비스 형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 AI 플랫폼을 제공 중인 만큼 협업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까지 AI스피커는 음악 감상을 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외 키즈 콘텐츠가 AI 스피커의 새로운 핵심 기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가정 내 필수 기기로 자리잡을 만큼 이용자 호응을 이끌어내는 기능은 아직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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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통화 기능은 이런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단일 플랫폼 내 서비스는 지양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나 플랫폼 사용자끼리만 통화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 이용자 반향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무선 단말처럼 개별 스피커에 번호가 심어지는 등 통화 연결에 제한이 없어야 기능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