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정부에 무역전쟁 완화를 명분으로 '반도체 수입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일본산 반도체 수입을 줄이고 자국산 제품 구매량을 늘리라는 것이다.
만약 국내산 메모리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이에 응한다면 업계에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일부에선 양국의 패권 다툼에 한국산 메모리가 볼모로 잡힌 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대화 채널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측은 중국에 자국산 자동차의 관세 인하와 금융시장 개방을 비롯, 자국산 반도체 구매 확대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지난주 류허 중국 부총리에 보낸 서한에 이러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므누신 장관은 같은날 미국 폭스(Fox) 뉴스에 출연해 "중국과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자 나서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국내 업체들의 메모리 최대 수출 시장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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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산 반도체 최대 수입국이어서 국내 메모리 업체들에게 존재감이 상당하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시장의 대중(對中) 수출 비중은 39.5%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콩(27.2%)에 수출하는 물량까지 합치면 중화권이 국내 반도체 전체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메모리 호황이 지속되고 있어 타격이 미미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향후 경기가 나빠질 수도 있다"며 "현재는 미국이 자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압력'으로 바뀔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