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계열사 내일 주총…경영 쇄신 '주목'

지배구조 투명성·이사회 강화 방침,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

디지털경제입력 :2018/03/22 08:47    수정: 2018/03/22 08:49

삼성의 전자계열사가 내일(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액면분할, 전문 경영인을 사외 이사로 영입하고 이사회 중심의 다양한 경영 활동에 나서는 등 대외 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는 23일 오전 9시 일제히 주총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신임 이사진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조정, 주식 액면분할 등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날 참석 여부에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후 삼성 경영 복귀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는 등 삼성을 둘러싼 대외적인 여건이 악화되면서 그의 공식 복귀 시점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법원 상고심을 앞둔 상황이라 광폭적인 경영 활동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부회장은 서울 서초 사옥과 수원 본사 등에 출근하면서 소수 경영진들과 만나 보고와 업무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직이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경영상 모든 현안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하지만 곧바로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 비전은 제대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일단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등기이사직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 이사회 구성은 사외 이사와 사내 이사가 각각 1명씩 늘어나면서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확대된다. 사내 이사에는 김기남 다바이스 솔루션(DS)부문장 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 사장, 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 4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상훈 전 사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사외 이사에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 후임으로,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가 새롭게 선임될 예정이다. 김종훈 회장과 김선욱 교수는 각각 외국계 기업 대표, 여성 전문가로 삼성전자 사외이사로선 이례적이다.

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확정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한 주당 가격이 높아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하기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배당 혜택 증가를 비롯해 투자자 저변 확대, 유동선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기업가치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를 끝으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권 회장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서한을 통해 "기업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개선이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사회의 다양성 제고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지금이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을 할 때라고 믿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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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삼성전기는 강남구 엘타워에서 주총을 실시하고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을 사내 이사로 재선임한다. 삼성전기의 허강헌 중앙연구소장과 이병준 경영지원실장도 사내 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는 김용균 법무법인 유한 바른 변호사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밖에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삼성SDI도 이날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주총을 열고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권 사장은 삼성물산 경영기획실 부사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10월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에 회사 이사진은 9명에서 7명으로 축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