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내달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세단 'THE K9(이하 더 K9)' 모든 트림에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양을 기본으로 채택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형제 격이자 라이벌인 제네시스 브랜드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기아차는 20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살롱 드 K9(Salon de K9)’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더 K9 사전 공개 행사를 가졌다.
기아차는 사전 공개 행사 시작 시간에 맞춰 더 K9의 외관, 내장, 주요 제원, 예상 가격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아직 출시 전 모델이라 행사장 내 기자들의 개별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기아차 더 K9은 안전과 감성을 무기로 내세운 플래그십 세단이다. 경쟁 차종을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지목하기도 했다. 행사장 내에서 기아차 더 K9의 주요 특징을 직접 살펴봤다.
■무난함 택한 외관, 감성 중요시한 실내 디자인
더 K9은 지난 2012년 이후 6년만에 첫 선을 보이는 풀체인지 모델이다. 기술을 넘어 감성으로 승부를 건다는 것이 기아차가 말하는 더 K9의 가장 큰 핵심중 하나다.
감성을 중요시하다 보니 차량 외관은 기존보다 날렵하다는 인상을 받기 어렵다. 듀플렉스(duplex) LED 헤드램프는 중후한 이미지가 강하며, 기아차의 새로운 외관 디자인인 쿼드릭 패턴 그릴도 그렇게 특별한 인상은 아니다. 차량 뒤쪽 듀플렉스 방식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내는 기아차가 추구하는 감성 승부 전략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엠비언트 라이트다.
더 K9은 플로어 콘솔, 전후석 바닥 공간, 도어트림 맵포켓 등 16개 실내 공간에 엠비언트 라이트 조명을 넣었다. 기아차는 ‘팬톤 색채 연구소’와 협력해 블루 플라이트(Blue Flight), 피스풀 포레스트(Peaceful Forest), 드림 퍼플(Dream Purple), 오로라 바이올렛(Aurora Violet), 오렌지 딜라이트(Orange Delight), 골든 인사이트(Golden Insight), 리프레싱 오션(Refreshing Ocean)등 7가지 색상을 넣었다.
기아차는 7가지 색상에 식상해할 고객을 위해 테마 색상을 포함해 총 256개 색을 엠비언트 라이트 조명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아차는 왜 실내 대시보드에 엠비언트 라이트 조명을 넣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기아차 내장디자인팀 관계자는 “엠비언트 라이트는 차량 실내 감성을 살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야간 운전 시 운전자의 전방 시야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와 똑같이 대시보드에 엠비언트 라이트를 넣으면 “대놓고 따라했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시각으로 엠비언트 라이트를 넣었다는 설명이다.
*영상=기아차 더 K9 순차 방향지시등 점등 방식(영상=현대차그룹)
■12.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로 차량 설정
보통 현대·기아차 차량들을 보면 스티어링 휠 버튼을 통해 차량 설정을 할 수 있다. 차량 설정 창은 센터페시아 중앙 디스플레이가 아닌 계기반 TFT-LCD 디스플레이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내달 출시 예정인 더 K9은 계기반 디스플레이 대신 12.3인치 크기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서 차량 설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고속도로 곡선구간 자동감속,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 설정 등이 가능한 구성이다. 이같은 방식은 현재 사전 예약 판매중인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와 비슷한 방식이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같은 크기인 12.3인치 풀사이즈 칼라 TFT-LCD 계기반 디스플레이에서는 연비, 주행거리, 차량 ADAS 실행 여부, 차선변경시 옆 차선 현황을 카메라로 보여주는 서라운드&후측방 모니터등을 보여준다.
이 계기반 디스플레이는 총 5가지 디자인 테마를 설정할 수 있다. 테마별로 RPM 게이지와 속도계 디자인을 변경시켜 운전자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만일 테마 오토(Theme Auto)로 설정하면, 도로 특성과 운전자 주행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계기반 테마 디자인을 변하게 해준다.
■“드라이브 와이즈 기본 채택, 소비자 니즈 반영 결과”
기존 2018 K9의 가격은 3.3 GDI ▲프레스티지 5천60만원 ▲이그제큐티브 5천480만원이며, 3.8 GDI는 ▲이그제큐티브 5천790만원 ▲노블레스 6천410만원 ▲VIP 7천370만원이었다. 5.0 GDI 퀀텀은 8천660만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내달 출시 예정인 더 K9은 구형 모델보다 약 400만원 이상 가량 뛰어오른 가격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더 K9 ▲3.8 가솔린 모델 4개 트림(플래티넘I, 플래티넘 II, 플래티넘 III, 그랜드 플래티넘) 가격은 5천490만원~7천80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 3개 트림(마스터즈II, 마스터즈III, 그랜드 마스터즈) 6천650만원~8천280만원 ▲5.0 가솔린 모델 단일트림(퀀텀) 9천330만원~9천380만원의 범위 내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기존보다 400만원 가량 상승한 최대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반자율주행 기능) 전 트림 기본화다. 이는 기존 현대차 및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시도되지 않아 파격적인 결정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더 K9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는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정차 및 재출발 기능 지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곡선로 및 안전구간 자동 감속 기능,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안전 하차 보조,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 하이빔 보조 등 총 13가지 사양이다.
아래 사진 세 장은 기아차가 사전에 배포한 더 K9 ADAS 주요 사양 설명 그래픽이다.
윤성훈 기아자동차 중대형총괄PM(이사대우)은 더 K9 드라이브 와이즈 기본화 결정 배경을 소비자와 연관시켰다.
윤 이사는 “자체 데이터 및 소비자 조사 결과 더 K9의 안전사양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음을 알게 됐다”며 “안전에 대한 중요도를 더 크게 인식시키기 위해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를 기본으로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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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와이즈와 비슷한 개념인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또는 현대 스마트 센스의 평균 가격은 약 100만원 내외다. 일부 현대·기아차 차종은 ‘스마트 센스’ 또는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 일부 기능을 기본화하고 있고, 얼마 전 예약판매를 진행한 수소전기차 넥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한 주요 스마트 센스 사양을 기본화했다.
기아차는 내달 중순 더 K9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디넷코리아는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기아차가 설명하고 있는 더 K9 주요 특징을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