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송금 특화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리플과 그에 관련된 암호화폐 'XRP'는 진짜로 해외송금 생태계를 바꾸고 있는 것일까.
14일 국내를 처음 방문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플이 은행에 제공하고 있는 해외송금 솔루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XRP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갈링하우스 대표는 "리플은 고객 금융사에 해외송금 솔루션인 'x커렌트(Current)'와 'x래피드(Rapid)'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국제 거래 비용이 감소하고 수 초 내 해외 송금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에 따르면 현 시점의 금융사의 해외송금 시스템은 열악한 부분이 많다.
갈링하우스 대표는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해외 송금액 규모는 155조달러(약 16경원 이상) 이상인데, 금융기관의 해외 송금 인프라에서 약 6%정도의 착오가 발생한다"며 "구글에서 100개를 검색하면 6개가 틀린 것인데 이는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와 같은 방식의 해외송금 시스템은 시일이 오래 걸리며, 유동성의 낭비도 있다고 말했다. A라는 은행에서 해외송금을 위해선 전 세계 은행의 계좌를 보유해야 하며, 이 계좌에 일정금액 이상 돈을 보유해야 한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잠자고 있는 돈의 액수가 10조달러(약 1천650조원)로 추정했다. 만약 고객이 A라는 은행에서 해외송금을 신청하면, 해외에 보유한 계좌에 있는 잔액에서 돈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A라는 은행과 해외 은행과의 직접 교류가 아닌 중개은행도 있어 청산·결제까는 수일이 걸린다.
이를 바꾸기 위해 리플이 내놓은 x커렌트 솔루션은 은행 간 해외송금을 돕는다. 한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빠르게 청산·결제가 가능하다. 이 솔루션에는 암호화폐 XRP가 사용되지 않는다. 기존에 거래 망이 있는 경우 은행 간 지급 결제에 관한 금융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고, 청산과 결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준다.
리플의 x커렌트 고객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과의 파일럿 작업이 성공적이라고 그는 전했다.
또다른 솔루션인 x래피드에는 XRP가 이용된다.
그는 "기존의 해외 송금 거래망이 있지 않은 경우 XRP를 사용해 거래를 처리하는 방법"이라며 "한국의 은행이 필리핀으로 송금을 해야하는데 필리핀 은행 계좌가 없다. 그러면 한국 은행은 원화를 거래소에서 XRP로 바꿔서 x래피드를 통해 보내고 필리핀 은행에서는 XRP를 받아 페소화로 바꾸면 된다"며 "이 과정을 10초 미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x래피드의 고객사로는 웨스턴유니온과 머니그램이 있다.
또 그는 XRP와 이 같은 솔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XRP 생태계가 잘 성장해야 리플의 해외 송금 솔루션을 통한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링하우스는 "XRP와 x래피드의 태환성이 중요하다. XRP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리플의 고객사인 금융기관이 x래피드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링하우스 대표는 XRP를 리플이 조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플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고 XRP는 디지털자산(암호화폐)이다"며 "XRP를 컨트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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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의 발행량은 1천억개로 정해져 있다.
XRP기반 생태계를 두텁게 하기 위해 1천억개 이상을 발행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갈링하우스 대표는 "XRP는 솔루션 x래피드 전에 구성됐으며 1천억개 이상 만들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소량의 비싼 화폐 보다는 다량으로 발행해 전 세계의 기축통화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며 "발행량 부족의 문제는 거래 회전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할 수 있느냐가 변수인데, 지금까지는 거래 회전율이 좋다"고 설명했다.그는 XRP 생태계가 잘 성장해야 리플의 해외 송금 솔루션을 통한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