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약정 족쇄 풀기' 서비스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요금제 경쟁에 앞서 소비자의 불만으로 꼽히는 약정 족쇄를 푸는데 통신사들이 앞다퉈 움직이는 모습이다.
KT는 14일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무약정 요금제'로 새롭게 출시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3.3배까지 늘렸다. 특히 월 3만2천원대 LTE 요금제로 약정을 걸지 않고 월 데이터를 기존 300MB에서 1GB로 대폭 늘린 것.
■ 무약정 가입자 지키기, 집토끼 사수 전략?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무약정 요금제를 별도로 출시하게 되면 약정 기간이 끝난 가입자가 이득을 볼 수 있다”며 “1년 재약정을 통해 요금할인을 받을 수도 있지만 몇 달 간 사용할 경우 무약정 요금제로 갈아타 데이터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가 내놓은 무약정 요금제는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가 선보인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LG유플러스의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이 월 3만2천원대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 700MB까지 늘렸다면, KT는 1GB로 더 늘린 셈.
SK텔레콤도 최근 약정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KT, LG유플러스처럼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식이 아니라 무약정 가입자에도 멤버십 포인트를 부여해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무약정 요금제는 약정이 만료된 가입자 외에 통신사 입장에서도 크게 나쁠 것이 없다. 약정이 종료된 가입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잠재적으로 이탈 가능성이 높은 가입자다.
이들을 묶어둘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면서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입자 획득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재약정 가입자 할인반환금 유예와 같이 또 하나의 집토끼 지키기 전략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 데이터 제공량 대폭 확대, 기존 요금제와 경쟁하나
KT가 보편요금제에 근접하는 수준의 데이터 제공량을 내놨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가 입법예고를 통해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의 주요 골자는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가량을 제공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KT가 내놓은 무약정 요금제는 3만원대에 1GB를 제공하기 때문에 월정액의 차이가 있지만 기존 약정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비교해 매우 큰 폭으로 늘었다. 약정 요금제와 비교하면 한 단계 상위 요금제를 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내놓은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확 늘렸기 때문에 약정이 만료된 가입자 외에도 일반 가입자가 비슷한 값에 무약정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주목했다.
무약정 요금제는 단말기 할인 지원금을 받거나 25% 요금할인을 받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존 요금제와 비교해 KT의 무약정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 요금제 내에서 조정 가능성이 열렸다.
당장 LG유플러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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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식의 요금제를 먼저 설계해 내놨지만, 경쟁사인 KT가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에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의 경우에는 무약정 가입자 대상으로는 멤버십 포인트 부여를 고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