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위메프, '암호화폐 결제' 어떻게 할까

핵심은 빗썸캐시…"수수료·세금 문제는 논의 중"

인터넷입력 :2018/03/08 14:10    수정: 2018/03/08 15:18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위메프, 여기어때 등 인터넷 서비스에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할 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종합숙박앱 여기어때는 지난 6일 빗썸과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메프도 1월 29일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투자 수단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워낙 빠르게 급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가격 산정도 쉽지 않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인터넷 서비스업체가 어떤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빗썸과 위메프, 여기어때에 확인해본 결과 두 서비스의 암호화폐 결제엔 빗썸의 자체 캐시인 ‘빗썸캐시’가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 사용자들이 가진 암호화폐를 빗썸캐시로 전환시켜, 이를 각 서비스 결제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암호화폐→빗썸캐시→여기어때·위메프 결제 방식

빗썸캐시는 원화로 구매하거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에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빗썸의 자체 캐시다. 암호화폐에서 빗썸캐시로 전환할 때는 해당 시점의 시세가 적용된다. 또 일정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빗썸 측은 “여기어때와 위메프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할 때는 빗썸캐시가 이용된다”며 “빗썸캐시는 코인 지갑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 시세를 그대로 반영해 결제가 이뤄진다”면서 “수수료와 세금 문제는 현재 논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빗썸 측은 "각각의 암호화폐를 이용해 직접 결제하는 방식 등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메프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원더페이를 빗썸캐시와 연동하는 방식을, 여기어때는 자사 앱 내에서 빗썸캐시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빗썸 측은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 완료 시점을 이르면 상반기로 잡고 있다. 이제 막 MOU 계약을 체결한 여기어때는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상반기 중으로 해당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빗썸 캐시.

암호화폐 제휴처 늘리는 빗썸, 신중한 위메프·여기어때

제휴를 서두르는 빗썸과 달리, 위메프나 여기어때는 느긋한 분위기다. 사업 우선순위를 놓고 볼 때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위메프의 경우 원더페이 내 결제 방식을 확대하는 방안 중 하나로 암호화폐 결제 방식을 고려했던 것이지만, 실제 고객의 편익 증대에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의) 난이도가 어려운 건 아닌데, 정부 정책이나 동향을 무시할 수 없어서 보수적으로 보려고 한다”며 “상반기는 빠르다 싶고, 현재 관련 논의에 더 이상의 진전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빗썸과 원더페이의) 연동 작업이 빨리 진행돼도 버그 작업까지 마치려면 출시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고객 결제 편의성 측면에서 접근하는 거라 실효성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는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시스템 연동을 위해 전담팀을 작게 꾸리긴 했지만, 현재 여기어때 사업의 방향은 글로벌 진출과 액티비티 서비스 확대에 더 집중돼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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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에선 "빗썸이 암호화폐 결제 창구를 확대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 발표만 놓고 보면 감이 안 잡힌다”면서도 “사용처가 확대되면 될수록 사용자 접점에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시작은 작다”며 “편의성은 점차 개선해야 하는 것이고, 그 전까지는 다양한 시도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