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페이스북 접속경로 차단 사실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통신사(ISP)와 페이스북 간 망사용료 협상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ISP 측은 순풍을 탔던 협상 분위기가 페이스북의 완강한 자세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주장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ISP가 요구하는 망사용료 단가가 글로벌 기준 등과 비교했을 때 너무 큰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다보니 당초 기대했던 바와 달리 협상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6일 국내 ISP와 페이스북 측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돼온 망사용료 협상이 제자리걸음이다.
ISP 3사에 각각 캐시 서버를 두는 것으로 뜻을 모았지만, 양측이 요구하는 비용 격차가 크게 벌어져 협상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월 페이스북 본사의 글로벌 통신 정책 담당자인 케빈 마틴 부사장 방한을 기점으로, ISP와 페이스북 간 망사용료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였다. 페이스북 역시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고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차원에서 한국 정부와 정책을 존중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실제 협상이 본격 진행되는 가정에서 양측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망사용료 단가의 격차가 커 협상 타결이 지지부진해진 상황이다.
이를 놓고 ISP 측은 페이스북이 시간 끌기 전략으로 자사에 유리한 협상을 가져가려 한다는 주장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간을 좀 더 끌면서 여론을 무관심하게 하려는 전략 같다. 양측이 제시하는 망사용료 대가 금액 격차가 커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페이스북과 협상 하는 단계가 당장 결론이 내려질 수 있는 단계까지 무르익은 단계가 아니다”며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 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있고, 여론이 불리한 만큼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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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페이스북은 협상 의지나 자세가 변한 것이 아니라, ISP가 망사용료 단가를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어 협상 속도가 느려졌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이미 한국에서 KT에 지불하는 캐시서버 사용료가 페이스북 글로벌 기준에서 봤을 때 높은 편인데, ISP 3사가 새롭게 제시하는 가격이 이보다 훨씬 높다 보니 협상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한국 특성과 정책을 고려해 원만한 협상에 노력을 기울이려 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