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급 영화 50편을 1초에"...5G부품 개발

ETRI, 400Gbps급 광송수신 부품 독자개발

방송/통신입력 :2018/03/06 10:38    수정: 2018/03/06 17:35

국내 연구진이 HD급 영화 50편을 1초에 보낼 수 있는 400Gbps급 광 송·수신 부품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G 이동통신의 근간이 되는 통신망을 위한 부품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그동안 광 송·수신을 위한 부품들은 외국산으로 주로 부품조립을 통해 시스템으로 만들어 써 왔는데 이를 국산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00G 내외이던 기존 전달망을 4배 더 확대해 400Gbps로 끌어올렸다. 이는 광케이블이 깔린 네트워크 고속도로를 기존 대비 4배 확장한 개념이다.

향후 5G 등 서비스 구현을 위해선 데이터 통신 용량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트래픽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통신 기술 또한 데이터 전송용량이 확장돼야 한다.

ETRI 측은 "현재보다 4배 이상 트래픽이 폭증해도 광케이블 추가 증설 없이 대용량 데이터 통신 수용이 가능한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광 송·수신 부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400Gbps급 광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수신하는 400Gbps급 광수신기 소자다. 다른 하나는 전기적 신호를 광통신망으로 보내기 위해 전기를 광에 싣는 데 필요한 파장가변 광원소자다.

연구진은 핵심소자를 직접 개발하고 이를 광 모듈에 집적함으로써 초소형 부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개발한 코히어런트 광 수신소자는 3cm x 1cm이고 광 송신소자는 2cm x 1cm크기다.

향후 이 기술들은 광 송·수신기로 모듈화돼 광통신을 위해 중계기처럼 활용될 전망이다. ETRI는 이러한 시스템들이 향후 트래픽이 심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각 도시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TRI는 이 시스템들은 향후 이동통신사의 코어망이나 메트로망의 노드에 설치되어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연구진은 먼저 전송확인을 위해 ETRI 내 실험실에서 신호생성기를 통해 400Gbps급 전기신호를 만들었다. 만든 신호를 빛에 실어 광섬유망을 통해 서울까지 보낸 후 다시 대전까지 왕복으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ETRI가 성공한 왕복전송 시험은 총 510km에 달하며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운용하는 미래네트워크 선도 시험망(KOREN)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테스트베드에서 검증이 완료된 만큼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광통신을 이용할 경우 광케이블을 추가로 설치해 확장하는 방식이었다"며 "이번 기술개발로 수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적인 광케이블 포설 없이 기존 광케이블을 이용하면서 광 송·수신 장비 교체만으로도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기술은 전송거리, 통신품질 등 사용자 요구에 적합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송용량, 변조방식, 파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광 네트워크 핵심기술이다. 전송용량을 변경하기 위해 하드웨어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종회 ETRI 광통신부품연구그룹장은 “개발한 광부품은 실리카, 폴리머 등 저가형 소재를 사용, 가격경쟁력이 있고 400Gbps 이외에도 100Gbps, 200Gbps 등 다양한 데이터 용량을 부품 교체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기존 광통신망에도 적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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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는 이 사업을 지난 2014년부터 진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기반 플렉시블(Flexible) 광노드 핵기술 개발'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ETRI는 이 기술을 통해 국내·외 특허출원 17건, SCI 논문 11편, 광 부품제조업체 등에 기술이전도 7건 하는 등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