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박영민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에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출시한다. AI 스피커 분야에선 후발주자인 만큼, 높은 퀄리티를 앞세워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목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전자 기자간담회에서 AI 스피커를 출시 시점에 대해 "올해 하반기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현재 (양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늦게 내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퀄리티로 출시할 것이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했을 때 '참 잘 만들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말하고 음악을 듣는' 기존 AI 스피커를 뛰어 넘겠다"며 "TV,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 PC 등을 모두 생산하는 업체는 흔치 않다. 또 그 안에 탑재되는 IoT 칩도 삼성은 양산하고 있다. 삼성의 AI 스피커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모든 기기를 연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도 "삼성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Bixby)'는 특정 단말에 묶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빅스비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네트워크 환경)'"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삼성은 '빅스비 2.0'의 구조 자체를 변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스비 개발 담당자는 공개 시점이 다소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정 부사장은 "목표 시점을 생각하면 늦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빅스비 2.0은 전작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큰 플랫폼 변화가 예상된다. 다음 단계도 생각해야 해 일이 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사용성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실제 이용자들은 모든 기능을 골고루 쓰지 않는다. 빅스비 2.0에 이러한 점을 반영해, 고객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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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은 "지난해 12월께 700개 회사에 빅스비 2.0 베타 버전을 배포했고, 현재도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 양이 굉장히 방대하다. 소프트웨어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긴 여정"이라고 말했다.
빅스비의 실제 사용률도 대략적으로나마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부터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빅스비 사용 인구는 1천200만 명에 이른다. 이는 실제 고객 가운데 절반 가량이 빅스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