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3월 요금제 개편 가능성 시사

"낙전 수입 과감히 걷어내 고객에게 돌려줘야"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SK텔레콤이 다음달 이동통신 고객 서비스의 대대적 혁신을 예고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통신비 인하 압박에 대한 SK텔레콤의 자체적인 해답을 내놓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6일(현지시간) MWC 2018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국정감사에 가서도 느끼는 것은 MNO(이동통신사)가 먼저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한국으로) 돌아가면 3월 정도에 어떤 세션을 할 계획인데, MNO의 극심한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박정호 사장의 증인 출석 요구의 이유는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점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1위 이동통신사를 이끄는 대표이사로서 국정감사 자리에서 느꼈던 부분의 내용과 관련해 대대적인 발표를 하겠다는 것이다.

‘극심한 변화’라는 표현을 두고 SK텔레콤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라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3월 정도라는 시점까지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회사 내부적으로는 전략적인 방향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사장은 “T모바일이 언캐리어 전략을 펴는 것이 일면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후발 사업자의 공격적 마케팅 관점이 아니라) 우리 가입자가 싫어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주지 않고 낙전 수익이 있다면 (그런 수익은) 과감하게 걷어내서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전 수익’이란 표현까지 직접 내놓은 것을 두고 일부 요금제의 개편 가능성이 떠오른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정부가 법을 앞세워 요금제 설정에 직접 개입하는 보편요금제를 두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업계 자율로 경쟁 촉진을 요구해왔다. 그런 가운데 최근 후발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고가 요금제를 시작으로 요금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박 사장은 또 “오래된 문제이지만, 로밍도 GSMA에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로밍이라는 문제를 우리는 심각하게 인터넷 플레이어 수준보다 더해주겠다는 논의가 없고 어정쩡한 상황에서 MNO 사업자들이 욕을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로밍 요금을 두고 각국의 통신사 간에 정산 비용을 개편해 소비자 과금을 줄일 수 있지만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내에서 관련 논의는 요지부동이란 지적이다.

나아가 통신사들이 구축한 네트워크 위에서 국가 간 장벽이 없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터넷 사업자와 비교해 로밍 요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박 사장은 끝으로 “심각한 문제들은 우리가 힙을 합쳐서 극복할 수 있으니 GSMA에 협조해달라고 이야기했다”며 “MNO의 변화 프로그램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