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IDQ 인수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SK텔레콤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를 구축하기 위해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한다.

5G는 세계 430억개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통신망 운용의 핵심 경쟁력은 안전이 될 전망이다.

아무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보안 수준이 높아도 기기를 서로 연결하는 통신망의 보안이 불안하다면 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안전한 통신망의 필요성은 이미 다양한 사례로 입증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통신망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고 자율주행차와 통신연결에 문제가 생겨 운전자 생명에 위협을 주며 미국 국가안보국과 중국 기업 간 불법도청 공방으로 국가간 안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통신기술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현존하는 최고의 통신 보안기술로 꼽힌다.

■ SK텔레콤-IDQ 시너지 효과 기대

SK텔레콤은 약 700억원으로 IDQ 주식을 50% 이상 취득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로 했다. 추가로 SK텔레콤 양자기술연구소의 현물출자를 진행하는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IDQ 인수 결정은 하루아침에 빚어진 일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전 세계 통신 강국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투자와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SK텔레콤은 양자 응용기술 특허와 통신망 운용 역량을 가지고 있고, IDQ는 양자원천기술 특허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 수준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IDQ가 본연의 기술 개발 및 사업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존 CEO에게 경영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 되는 5G 시대에는 안전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 고객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는 “양자암호통신은 우리가 주고 받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협력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양자암호통신 분야 세계 최초 역사 ‘IDQ’

IDQ는 2001년에 설립된 스위스 기업이다. 설립 이듬해인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출시했다. 이후 2006년 세계 최초로 양자키분배(QKD) 서비스를 출시했다.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최초’ 역사를 써오고 있는 회사라는 설명이다.

IDQ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위다. 인력은 10~20년 경력을 가진 30여명의 석박사급으로 구성됐다.

기업,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과 폭넓은 파트너십도 보유하고 있다. 북미, 유럽 지역 내 통신사, 전송장비업체, 항공우주국 등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양자 업계의 구루(Guru)이자 IDQ 공동설립자인 지상, 즈빈덴 제네바 대학 교수와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래 연구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 SK텔레콤 양자센서 사업 역량 확보

무엇보다 IDQ 인수를 통해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과 함께 양자센서 분야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IDQ 파트너십이 구축돼 있는 북미, 유럽,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또 전 세계 정부, 통신사,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난수생성기(QRNG) 기술이 적용된 칩과 모듈을 각종 IoT기기, 서버, 모바일에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고도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으로 다대 다(N:N)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양자 전용 중계기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초소형, 초저가 양자암호 장비를 개발해 양자기술을 일반 유선 인터넷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QTTH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양자암호위성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은 IDQ의 양자센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관련 분야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양자센서는 ‘빛 알갱이 하나’로 표현될 만큼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하고 감지하는 기술이다. 양자센서를 활용하면 자율주행차, 위성, 바이오, 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영역에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