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사람의 눈으로 포착할 수 없는 순간을 스마트폰 카메라가 담기 시작했다.
어두운 곳, 촛불 하나가 켜진 밝기 속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한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이용자의 얼굴 특징을 읽어내 캐리커쳐와 같은 이모티콘도 만들어낸다. 스마트폰의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에 사람의 뇌를 이식한 것처럼 똑똑해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25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9, 갤럭시S9+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스마트폰과 확실히 차별화를 두기 시작한 카메라 성능이다.
지난 달 갤럭시S9 언팩 행사 미디어 초대장에 언급된 ‘카메라 재창조(The Camera. Reimagined.)’ 한 문장 표현 그대로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가운데 카메라 기능이 가장 큰 폭으로 강화됐을 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과 격차를 더욱 벌리는 수준이다.
■ 초당 960번 촬영, 압도적인 슈퍼 슬로우 모션
갤럭시 S9은 초당 960 프레임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 기능을 지원한다. 이에 눈으로 볼 수 없는 순간의 특별함도 기록할 수 있다.
기존 일반 촬영과 비교해 32배, 기존 슬로우 모션 촬영 대비 4배 더 느리게 촬영해주는 수준이다. 0.2초 정도의 움직임을 촬영해 약 6초에 걸쳐 볼 수 있는 셈이다.
갤럭시S9은 피사체 움직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슈퍼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피사체가 움직일 때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이 스스로 움직이는 물체를 촬영한다는 설명이다.
셔터를 누를 경우 꽃에 앉아 있던 나비가 날아가는 순간이나 물 풍선이 터지는 순간 등은 놓치기 마련이다. 셔터 버튼을 터치할 겨를도 없는 순간을 담아내는 기술을 갖춘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사용자는 카메라 화면에서 움직임을 감지하는 영역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또 한번의 동영상 촬영 중 최대 20개 구간의 슈퍼 슬로우 모션 촬영이 가능하다.
동영상을 촬영하는 중에도 수동으로 슈퍼 슬로우 모션을 이용할 수 있다. 반려견이 날아가는 부메랑을 캐치하는 순간이나 수영장에서 다이빙 하는 순간 등을 동영상 촬영 중에 중요한 부분반 슈퍼 슬로우 모션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촬영 버튼을 한번만 눌러 짧은 슈퍼 슬로우 모션 영상을 촬영하는 싱글 샷 기능도 지원한다.
■ 슈퍼 슬로우 모션, 카메라 사양 확 올렸다
갤럭시 S9은 슈퍼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된 영상을 더욱 특별하게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배경음악과 함께 재생해준다. 배경음악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35개의 음원이나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MP3 파일로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다.
슈퍼 슬로우 모션로 촬영한 영상을 반복 재생하는 ‘루프’, 촬영한 영상을 반대로 재생하는 ‘리버스’, 특정 구간을 앞뒤로 재생하는 ‘스윙’ 등 3가지 GIF형태로 바로 공유할 수도 있다.
슈퍼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한 영상을 잠금 화면으로 설정할 수 있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설정 만으로 이처럼 복잡한 사진 촬영을 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슈퍼 슬로우 모션 기능을 위해 갤럭시S9에는 이미지를 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를 탑재했다”면서 “이 센서에는 기본 이미지 센서에 고속 출력 회로, 전용 메모리가 3단으로 적층된 구조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보다 뛰어난 사진 촬영을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는 이미지센서와 별도로 D램까지 패키징된 칩셋이 탑재됐다는 것이다. 카메라 센서 모듈 만으로 CPU와 메모리로 구성된 컴퓨터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 어두운 곳 사진 촬영 끝판왕
갤럭시S9은 1천200만 화소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로 화소수는 동일하지만 전작 대비 저조도 환경에서의 이미지 품질이 대폭 개선됐다.
조리개 값 2.4 렌즈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조리개 값 1.5렌즈를 적용, 전작의 F1.7 렌즈 대비 빛을 28%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즉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에 새로운 멀티 프레임 노이즈 저감 기술을 적용해 기존 대비 최대 30% 정도의 노이즈를 줄이고 가장 완벽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갤럭시S9은 사람의 눈과 같이 주변 환경에 따라 빛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듀얼 조리개(Dual Aperture)’를 탑재해 언제든지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조리개는 f/1.5와 f/2.4 두가지의 값을 가지고 있다. 100룩스 이하면 자동으로 f/1.5 밝기의 렌즈로 촬영하게 된다. 이는 스마트폰 렌즈 밝기 값 가운데 가장 밝은 수준이다.
또 DSLR 카메라처럼 직접 조리개 값을 조정하며 촬영할 수 있는 프로 모드도 갖추고 있다.
■ 셀프카메라 촬영 한번에 이모티콘까지 생성
갤럭시S9은 한번의 셀피 촬영으로 나와 꼭 닮은 이모지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두고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도구 기능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갤럭시S9으로 셀피를 촬영을 하면 눈, 코, 입, 등 얼굴 특징을 분석해 나를 닮은 이모지가 나온다.
사용자는 자신과 꼭 닮은 이모지와 좀 더 만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이모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모지의 피부톤, 모양, 헤어 스타일과 색상, 안경, 의상 등도 변경이 가능하다.
또 생성된 이모지를 활용해 자동으로 18개의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이모지 스티커도 만들어진다.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나를 꼭 따라하는 동영상 제작도 가능하다.
18개의 이모지 스티커는 갤럭시S9의 문자 메시지 외에도 삼성 키보드를 사용하는 모든 인스턴트 메시징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친구나 가족에게도 공유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의 아이메시지에서만 쓸 수 있는 이모지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 AR 기술로 똑똑해진 ‘빅스비 비전’
갤럭시S9에 탑재된 ‘빅스비 비전’은 더욱 진화한 AR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빅스비 비전은 카메라로 사물이나 장소를 인식한 후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유형을 추천해주는 형태로 빅스비 비전이 어떤 정보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지 피사체를 촬영하기 전까지 사용자가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갤럭시S9에 탑재된 빅스비 비전은 피사체를 비추기 전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미리 선택할 수 있다. 텍스트, 쇼핑, 음식, 메이크업, 와인, 장소 등을 선택하고 피사체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 갤럭시S9 카메라는 머신 러닝 기술로 셀피 촬영시 배경과 인물을 분리해주며, 렌즈의 오염이나 먼지로 인해 사진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자동 렌즈 오염 검출 솔루션까지 탑재했다.
■ 듀얼카메라 중무장 갤럭시S9+
갤럭시S9+는 1천200만 화소 듀얼픽셀 광각 카메라, 1천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탑재해 두 카메라가 각각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해 원하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춘 입체감 있는 사진 촬영을 촬영할 수 있다.
갤럭시S9+의 라이브 포커스 기능은 배경을 흐리는 효과를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다. 단순히 배경을 흐리는 것을 넘어 빛망물의 모양을 하트, 별, 원형 등의 모양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아울러 DSLR 조작과 포토샵과 같은 후처리 작업을 하는 것처럼 배경의 심도를 촬영 전후 언제든 사용자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촬영 화면에서 심도 조절 버튼을 좌우로 움직이며 바로 조절이 가능하며, 촬영한 후에도 갤러리에서 후보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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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캡처 기능도 눈길을 끈다. 라이브포커스 촬영 시 놓칠 수 있는 원경 사진까지 한 번에 찍을 수 있다.
이밖에 갤럭시S9+는 듀얼 카메라 모두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이 적용, 2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망원 카메라를 사용하면서도 멀리에 있는 피사체를 뭉개짐 없이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