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 공석 충원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법안소위를 분리한 효과가 미미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당 법안소위 소속이던 김경진 의원이 빠져 생겨난 공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두고 각 정당들이 이해 논리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과방위는 20대 국회 출범 이후 법안소위 개최 횟수가 가장 적은 '식물 상임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과방위 산하 법안 중 정치적인 성격이 강해 정당 간 합의가 쉽지 않은 방송 이슈를 타 이슈와 분리해 처리하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여야는 지난 10월 과방위 법안소위를 과학기술원자력 소위와 방송·정보통신기술(ICT) 소위로 분리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소위를 분리한 현재, 정수 조정 논의로 법안소위 개최가 무기한 지연되면서 당장 6월 일몰을 앞두고 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 논의가 시급한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 갈등에 과방위 법안소위 재개 일정 '막막'
과방위 방송·ICT 법안소위 정원은 8명이다. 소위 구성 당시 여당 성향 4명과 그렇지 않은 4명 동수로 구성하자는 합의 하에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당 1명, 정의당 1명과 자유한국당 4명으로 구성됐다.
이 법안소위 소속인 김경진 전 국민의당 의원이 민주평화당에 합류하면서 공석이 생겼다. 민주평화당이 의원 15명을 보유해 교섭단체 국회 20석 이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공석을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과 합당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으로 채우자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이 소위 구성 당시와 같지 않다는 게 문제다. 정계에서는국민의당 의원 21명과 바른정당 의원 9명이 합류한 바른미래당이 국민의당보다 보수 성향이 짙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법안소위 공석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석 충원 문제를 두고 각 정당 과방위 간사 간 합의가 도출되지 않자 해당 사안은 원내대표실로 넘어간 상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아직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 중인 상태"라며 처리 기한은 미정이라고 답했다.
■과방위 법안소위 분리 의의 사라져
정수 조정 문제로 과방위 법안소위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애써 법안소위를 분리한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결산 회의가 파행된 유일한 상임위이며 과방위를 지목하고 법안소위 개최 횟수도 2회로, 조사 대상인 13개 상임위의 평균 12.4회보다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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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녹소연은 과방위가 '식물위원회'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방위 법안소위를 방송 분야와 통신·과학 분야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그럼에도 또다시 식물위원회가 되고 있는 것.
법안소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더 이상의 성과는 얻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6월 지방 선거를 고려하면 열릴 수 있는 2, 4, 6월 중 사실상 4월 임시국회 말고는 밀린 현안을 처리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