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실명정책’이 독일에서 철퇴를 맞았다. 실명 정책이 이름을 공유하도록 하는 ‘감춰진 방법’이란 게 법원 판단이다.
베를린지역법원은 지난 1월16일 페이스북이 독일 연방정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독일소비자단체연맹(VZBV)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하면서 한 달 만에 알려지게 됐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에게 충분하게 고지를 하지 않은 채 개인 정보를 수집했다는 점이다. 앱 이용시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 각종 기본 설정들을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해 놓은 것이 문제가 됐다.
독일연방정보보호법은 이용 약관에 명기돼 있더라도 고객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리지 않을 경우 법 위반으로 간주한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이번 판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실명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쓰지 못하도록 한 페이스북의 정책이 결국 ‘이름을 공유하도록 하는 숨겨진 방법’이란 게 독일 법원의 판단이었다.
페이스북은 출범 초기부터 익명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이에 따라 실명이 아닌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계정을 폐쇄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해 왔다.
이런 조치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자 “예명이나 가명도 허용한다”고 한 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익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독일 법원은 이 부분이 개인정보를 수집해가는 ‘숨겨진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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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독일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도 개인정보 이용 약관을 법에 맞게 고치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우리 가이드라인을 좀 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명 정책은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숨겨진 방식”이란 판결은 페이스북 입장에선 상당히 곤혹스러울 전망이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쉽게 바꿀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