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등 포털 뉴스 댓글 조작에 대한 의혹이 확대되는 가운데, 네이버 뉴스 댓글을 분석하는 사이트가 개설돼 주목 받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워드미터’라는 웹사이트에는 ▲최근 2~3개월 동안 댓글을 가장 많이 단 사용자 순위와 ▲일별 댓글 사용자 순위 ▲뉴스 제공자 순위 ▲키워드별 댓글 ▲일별 뉴스기사 댓글 공감순위 ▲네이버 뉴스 사용현황을 정리한 요약 코너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요약 코너에는 정치, 경제, 생활문화, 사회 등 부문별로 뉴스기사 수와 댓글 수, 사용자 수가 그래프 등으로 잘 정리돼 있다.
워드미터를 이용하면 특정 닉네임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그 동안 어떤 뉴스에, 어떤 내용의 댓글을 얼마나 남겼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또 특정 댓글이 얼마나 많은 공감과 비공감을 얻었는지도 볼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전체 사용자 순위 메뉴에서 가장 댓글 활동내역이 많은 아이디 ‘pant****’(2lgkf)를 눌러본 결과 주로 문재인 대통령과 평창 올림픽 관련 뉴스에 “북괴 빨갱인 천국 이게 나라냐”, “미우나 고우나 역시 안보는 자유한국당입니다”와 같은 댓글이 반복해서 달린 것이 확인됐다.
해당 사용자가 단 댓글 수는 정치 1천116건, 경제 307건, 사회 22건 등 주로 정치, 경제, 사회 뉴스에 많은 댓글을 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댓글뿐 아니라 상위권 댓글의 대부분은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워드미터 웹사이트 개발자의 구체적인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달 초 국내 한 커뮤니티에 ‘우왕굳’이라는 필명으로 “댓글이 진짜 개인 의견인지, 여론조작을 위한 물량전인지 알아보고 싶었다”고 밝힌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개발자는 네이버에 공개된 뉴스와 여기에 작성된 댓글, 그리고 표시되는 아이디 중 노출된 앞자리를 긁어와 해당 데이터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네이버는 댓글조작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지난 달 19일 분당경찰서에 관련된 수사를 의뢰했다. 분당경찰서는 이달 7일 해당 사건을 보다 전문성을 갖춘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재배당한 상태다.
관련기사
- 페이스북, 미국서 '비공감' 버튼 테스트2018.02.11
- “포털 규제, 심층 논의 없이 국회 프레임에 갇혀”2018.02.11
- 신경민 의원, ‘포털 여론조작 방지법’ 발의2018.02.11
- 네이버 뉴스서 보기 싫은 댓글 접는다2018.02.11
더불어민주당도 네이버에 매크로(동일 행동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를 악용한 댓글 조직 정황이 발견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수사 의뢰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드미터 웹사이트 역시 이 같은 댓글조작 의혹이 점점 불거지자 여론몰이를 위한 조직적인 정치 댓글이 남발한다고 판단, 의혹 검증과 해소 차원에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