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vs우버, 자율차 운명 건 소송 시작됐다

"기술 훔쳤다 vs 아니다" 공방…열띤 다툼 예상

홈&모바일입력 :2018/02/06 11:11    수정: 2018/02/06 13:2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실리콘밸리 자율주행차 사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재판이 마침내 시작됐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선 대표적인 혁신 스타트업인 우버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어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구글 자회사 웨이모 간의 자율주행차 기술특허 관련 소송이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샌프란시스코 지원에서 개막됐다고 미국 씨넷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의 쟁점은 실리콘밸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특허 침해가 아니다. 오히려 기술 유출 사건에 가깝다.

우버의 핵심 인물인 앤서니 레반도우스키가 전 직장인 웨이모의 영업비밀을 훔쳐갔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우버와 웨이모 간 자율주행차 기술유출 소송 스케치 장면. (사진=씨넷)

■ 웨이모 "파일 1만4천개 훔쳐간뒤 우버 자율차 개발"

레반도우스키는 원래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에서 근무했다. 스타 개발자로 손꼽히던 레반도우스키는 2016년 웨이모를 퇴사한 뒤 ‘오토’란 회사를 설립했다.

그 뒤 레반도우스키는 오토를 우버에 매각한다. 그리곤 우버에서 핵심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웨이모는 레반도우스키가 오토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극비 파일 1만4천개를 빼갔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버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날 소송에서도 이 부분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씨넷에 따르면 먼저 마이크를 잡은 웨이모 측 변호인은 우버 측 인사들이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우버 자율주행택시.(사진=씨넷)

이 문자 메시지에선 우버가 레반도우스키를 영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레반도우스키는 구글에 근무하고 있을 때로 오토를 창업하기도 전이었다.

트래비스 칼라닉 당시 우버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레반도우스키와 그의 팀들을 별도 해사가 아니라 우버 내로 끌어들이는 것이 계획이다”고 돼 있었다고 씨넷이 전했다.

■ 우버 "완전한 픽션"…웨이모가 입증책임

웨이모의 이런 주장에 대해 우버 측은 ‘완전한 픽션’이라고 맞섰다.

우버 측 변호인은 “(웨이모의 주장은) 이 자리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 “공모한 적 없다. 속임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버 측은 또 레반도우스키가 훔쳤다는 1만4천개 파일을 손에 넣은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목에서 우버 측은 레반도우스키와 거리 두기를 시도한 셈이다.

이번 소송은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시작됐다. 우버가 패소할 경우엔 2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자율차 사업을 웨이모에 넘겨줘야 한다.

웨이모가 공개한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기반 완전 자율주행차 (사진=웨이모)

실리콘밸리의 차세대 핵심 경쟁 지역 중 하나인 자율차사업의 미래 지형도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재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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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웨이모가 승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웨이모는 이번 재판에서 두 가지를 입증해야만 한다.

즉 우버가 1만4천개 도난 파일을 손에 넣었으며, 그 파일에 담긴 정보를 활용해서 자율차를 개발했다는 점까지 모두 입증해야 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