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29일 현재 국내 출시 또는 도입 예정 전기차 사전계약 대수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한도선(2만대)을 이미 뛰어넘는 2만3천여대를 기록중이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90km까지 갈 수 있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26일 기준으로 약 1만4천여대 사전계약을 기록했다. 이미 올해 생산 가능 물량(1만2천대)을 뛰어넘어 대기자만 무려 2천여명에 이른다.
200km 이상 주행 가능한 2018년형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4천여대를 나타냈다.
383km까지 주행 가능한 한국GM 2018년형 쉐보레 볼트 EV는 이미 사전계약 물량 5천여대가 매진됐다.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순수 전기차(기아차 니로 EV, 재규어 I-페이스, 테슬라 모델 X 등)들은 보조금 혜택이 적용될까?
정부는 우선 상반기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보조금 지급 확대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기차 중복 계약 가능성 염두해야
현대차와 한국GM은 15일 같은 날에 코나 일렉트릭과 쉐보레 볼트 EV(2018년형 추가 물량)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이들은 사전 계약 진행 시 ‘타 차종과의 중복 사전 계약 금지’ 조항을 걸어두지 않았다. 좀 더 많은 고객들의 사전 계약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현대차와 한국GM은 사전 계약 대수 발표 시 중복 계약 포함 수치나 비율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전 계약 대수가 전기차 보조금 한도선인 2만대를 넘어섰지만, 이는 아직 실계약 수치라고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도중에 사전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한도 대수를 올리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보조금 때문에..” 불안한 자동차 업계
하지만 일부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전기차로 분류되는 테슬라 모델 X와 재규어 I-페이스 등이 내년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출시 또는 사전 계약 가능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와 한국GM 등도 불안한 입장이다. 보조금 지급이 선착순으로 이뤄질 경우, 일부 코나 일렉트릭 또는 볼트 EV 계약자들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현상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형 전기차로 분류되는 ‘니로 EV'를 출시할 기아차도 불안한 신세다. 예정보다 빨리 보조금 지급이 마무리될 경우, 아무 혜택도 없는 가격으로 차량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정부의 예산 추산 편성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획재정부 “보조금 예산 확대, 검토중”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2천550억원으로 지난해(1천960억원) 대비 30.0% 증액됐다. 국고 보조금은 지난해 1천400만원에서 올해 1천200만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보다 많은 인원의 전기차 예비 오너들이 보조금 혜택을 누리기 위한 조치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전기차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올해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빠른 시일 내 2만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김동연 부총리 검 기획재정부 장관와의 만남에서 올해 전기차 포함 친환경차 보조금 조기 고갈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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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전년(2017년) 대비 30% 증액된 보조금 예산의 차질없는 집행에 만전을 기하고, 필요 시 추가예산 확보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한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당시 현대차 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보조금 지급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추후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 현황과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전기차들의 생산 및 수입 가능 물량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