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커머스 사업 1조원 투자 발표에 이커머스 업계에 전운이 감돌았다. 신세계그룹이 새로운 법인을 출범시키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터라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신세계그룹은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향후 이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2개사는 신세계그룹 온라인사업 신규법인에 1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회사 측은 국내 넘버원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3년에는 현재의 5배 규모인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러한 소식에 관련업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온라인사업과 관련해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물망에 올랐던 11번가나 다른 이커머스기업 인수가 사실상 불발되면서 궁금증이 커져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신세계그룹이 다른 이커머스기업을 인수합병할 것이라는 예측에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측면이 더 컸다"며 "투자한만큼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내실 강화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몰의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 조기 확충으로 장보기 전용 온라인몰 위상 확대 ▲신세계몰의 프리미엄 패션몰 콘셉트 강화 ▲신규 사업영역 확대 ▲M&A 등을 통한 전방위적인 경쟁력 향상을 실현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고, M&A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에 주목하고 있다. 빠른 배송을 위해 무리하게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 기존 이커머스 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이커머스 관련 크고 작은 기업이 신세계그룹의 M&A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선식품 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급화가 트렌드인 만큼 이와 관련한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이커머스기업이 프리미엄 신선식품 강화와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그룹 투자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통합 과정이 쉽지 않을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4년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몰, 이마트몰 등을 한 곳으로 묶은 SSG닷컴을 새롭게 선보였고, 2016년에는 적극적인 브랜딩 홍보와 최저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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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공효진을 내세워 눈에 띄는 광고로 브랜딩 통합엔 성공했지만, 각 몰에 대한 소비자 경험은 단절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를 합쳐 시너지를 내도록하는 작업은 단기간에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위한 투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