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공급 과잉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호황이 (올해도)지속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은 취지로 답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설비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는 1분기에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사업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로 해석돼 주목된다.
■ "서버용 D램·SSD, 시장 성장 지속 전망"
이 부사장은 "올해 D램 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버용 D램이 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D램 출하량은 시장 성장률과 비슷한 20% 수준으로 기대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수요가 특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낸드의 경우, 시장 성장률 보다 높은 40% 중반의 출하 성장률을 계획 중"이라면서 "기업용 낸드와 스마트폰 채용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 측면에서 64단, 72단 생산을 고려하면 전년 대비 수급 부족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SK하이닉스가 예상한 서버 D램 비트(bit) 비중은 올해 전체 D램의 30%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0% 중반 대의 비트그로스(1bit 당 메모리 성장률)를 나타내는 수치다.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체들이 AI나 머신러닝 등에 대응키 위해 인프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중 데이터 센터 비중이 지난해 50% 미만에서 올해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D램 채용률도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업체들이 새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빠르게 성장한 스마트폰 성장 업그레이드 수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도 공급부족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업계 투자 대비 공정 전환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72단 3D 낸드는 현재 '수율 안정화' 단계
SK하이닉스는 낸드 전망에 대해 지난해에 이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시장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용 SSD의 경우 데이터 센터 업체의 투자 증가와 서버 스토리지 업체의 채용 증가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 분야 역시 선도 업체의 고용량 채용 추세와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사양화로 견조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신제품이 출시돼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3차원(3D)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현상에 대해선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급 측면에선 3D낸드플래시의 기술 난이도가 높아져 공급증가에 비해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면서도 "업체들의 신규 캐파 증가가 가속화되는 속도에 따라 공급부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의 경우 현재 양산 과정에서 수율을 안정화하는 단계"라며 "모바일 SSD향을 출하 중이고, 대부분 상반기에 고객 인증을 완료해 올 2분기부터 본격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72단 3D 낸드가 하반기에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드러냈다.
이명영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계속되는 가운데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11% 증가한 9조280억원을 기록했다"며 "특히 D램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3% 성장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모바일고 PC 서버 제품군이 고르게 늘어 직전 분기 대비 9% 증가했다"고 말했다.
■ "HBM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MCP 전망도 긍정적"
이날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극자외선(EUV) 노광기는 2019년 이후에 1Z나노 공정부터 활용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연구 개발 단계에서 일부 사용 중이다. 하루에 웨이퍼 2천 장 이상의 스루풋(처리량)이 나와야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비트그로스 증가를 기대할 수 없고, 향후 기술 한계를 넘기 위해 EUV도입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현재 이 제품군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올해 4기가바이트 HBM 제품 기준으로 1천~2천만 개 수준의 시장 규모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존 HBM2 제품 대비 속도를 향상한 제품을 개발해 하반기에 대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멀티칩패키지(MCP)의 경우, 저용량인 4기가바이트(GB)나 8GB 위주로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시장에서 신흥 시장으로 초점이 이동하면서 신흥시장향 저용량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이엔드에선 MCP 용량이 16~64GB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모델에선 128GB까지도 채용한다. SK하이닉스 역시 128GB까지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CP 고용량화가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SK하이닉스의 분석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 사태는 오히려 서버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버 증설을 통해 데이터 트래픽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에선 서버 메모리의 수요가 추가적으로 20~30%까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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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4천6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0.7%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조276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2천195억원으로 각각 68.5%, 97.7% 증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조7천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조1천94억원으로 75.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10조6천422억원으로 25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