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최세훈 공동 대표 체제에서 2015년 9월 30대 ‘젊은 신인’ 임지훈 대표를 깜짝 발탁했던 카카오가 더 큰 성장을 위해 또 한 번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외부에 있던 임 대표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이후 조직의 유연한 통합과 서비스 개편을 이끌어 왔다면, 새 수장인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는 수익 극대화와 브랜드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헬로우, 여민수·조수용”…수익성·브랜드 힘 강화
카카오는 24일 신임 대표로 여민수 조수용 부사장을 내정했다.
지난해까지 자회사 등 조직과 서비스 정비를 마친 카카오는 본격적인 수익성 강화를 위해 기존 임지훈 단독대표 체제에서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각 대표의 장점을 내세워 카카오 자회사들이 공통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해외에서 조달한 1조원의 자금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앞세워 여러 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민수 대표 내정자는 지난 2016년 8월 카카오가 부진한 광고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시행한 조직 재정비 때 합류했다. 여 부사장은 네이버와 이베이, LG전자를 거친 광고 전문가다. 현재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여민수 대표 내정자는 앞으로 카카오공동체의 지속 성장을 위한 수익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광고, 쇼핑, 결제, 콘텐츠, 금융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조수용 대표 내정자는 지난 2016년 12월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NHN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총괄 부문장을 맡았던 그는 카카오 합류 이후 카카오의 브랜드 출시를 주도해왔다.
앞으로 조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와 자회사 등 회사 간의 균일한 브랜드 경험이 유지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또 강력한 카카오 브랜드를 더욱 트렌드에 맞게 진화시킴으로써 카카오가 선보이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사용자들한테 계속 사랑 받는 일에 힘쓸 계획이다.
애플의 브랜드가 전세계 이용자로부터 사랑을 받아 제품의 충성도를 높이듯, 카카오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데에도 조수용 내정자의 디자인 감각과 전문성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 “굿바이 임지훈”…서비스 개편·M&A·투자 유치 기여
카카오와 다음 합병 후 정체됐던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임지훈 대표는 앞으로 카카오에 적을 두고 미래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임 대표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오는 3월로 예정된 임기까지만 대표직을 수행할 계획이다.
향후 개인 거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임 대표는 카카오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파트너들과 손잡고, M&A와 투자유치, 인공지능 생태계 만들기에 많은 공을 세웠다.
카카오는 임 대표 재직 시절인 2016년 1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천700억원에 인수했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자회사 포도트리가 앵커에퀴티 파트너스로부터 1천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카카오페이’를 분사하고 중국 알리바바 금융자회사인 ‘알리페이’로 유명한 핀테크기업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 달러 투자금을 받았다. 아울러 같은 해 7월에는 이동과 관련된 사업을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로 분사시켜, 글로벌 대체 투자기업인 TPG로부터 5천억원 투자 유치를 이끌어 냈다.
또한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체제 하에 지난해 카카오 게임사업부문과 통합, 카카오게임즈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1조5천억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대형 M&A와 조직 통합 및 분사, 해외 투자 유치와 유능한 인재 영입을 통한 성장성 확보에 있어 임지훈 대표가 상당한 공을 세웠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이 밖에 임지훈 대표는 현대자동차와 포스코.GS 건설, 롯데정보통신, 삼성전자 등 굵직한 파트너사와 함께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빠르게 선점했다.
자동차, 아파트, 오프라인 매장, 가전, 홈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카카오의 인공지능 기술 I(아이) 플랫폼이 도입될 수 있도록 김범수 의장과 AI 사업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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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관계자는 “임지훈 대표는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에 이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여러 서비스를 정리했다. 또 수익 모델 기틀을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광고 전문가인 여민수 공동대표 내정자, 브랜드 전략가 조수용 공동대표 내정자가 카카오의 성장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추진력 있고 카리스마 있는 두 대표 내정자의 리더십으로 본사와 자회사를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