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산업에선 이미 로봇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로봇이 제품 판매 매장에서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기에는 무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지디넷은 22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영국 스코틀랜드의 한 식료품매장에 배치되었으나, 일주일 정도 일하다 근무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실험은 영국 BBC 방송의 ‘여섯 로봇과 우리(Six Robots & Us)라는 TV 시리즈(▶자세히 보기)를 통해 진행된 것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마지오타 푸드&와인(Margiotta Food & Wine) 식료품 매장은 고객 요구사항을 도와주고, 고객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용도로 최근 페퍼 로봇을 채용했다.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페퍼 로봇은 2015년 일본에서 출시된 로봇으로 키는 120cm다.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답할 수 있으며, 가슴에 달린 화면을 통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바퀴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계단에서의 이동은 조금 어려운 편이다.
이번 식료품 매장 테스트를 위해 페퍼 로봇은 현지 대학에서 개발한 채팅 봇을 탑재했고, 수 백 가지의 제품 재고 관리 코드를 추가로 프로그래밍 했다. 상점 주인은 이 로봇의 이름을 파비오(Fabio)라고 지었다.
초기 고객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고객들은 로봇의 등장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곧 로봇이 고객을 돕는 것이 제한적이며 유용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예를 들면, 고객이 우유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으면, 로봇은 “냉장고 코너에 있다”고 답하고, 그 곳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안내하지 않았으며 손님을 그 쪽으로 데리고 가지도 않았다. 다른 물건을 물어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 때때로 매장의 소음으로 인해 고객의 질문을 제대로 알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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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가 생기자 상점 주인은 파비오를 매장 구석 육류 코너에서 음식을 홍보하는 쪽으로 업무를 변경했다. 하지만, 상점 주인은 고객들이 로봇보다는 사람 종업원에게 몰리는 것을 보고 이 실험을 끝내기로 결정한다.
이번 실험으로 보면, 페퍼 로봇은 아직 실제 매장 적용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지디넷은 이번 실험의 실패 요인 중 하나는 보수적인 영국 스코틀랜드 문화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페퍼 로봇이 유통 매장에 어느 정도 배치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서비스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페퍼를 비롯한 로봇은 우리 삶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