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채널 광고…마케터는 ‘자신’·소비자는 ‘불신’

소비자-마케터, 광고 캠페인 성공 인식 차이

인터넷입력 :2018/01/17 10:21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은 멀티채널을 활용한 '통합 광고전략'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다고 보는 반면, 실제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들은 이와 상반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칸타 밀워드브라운은 한국을 포함한 45개국 소비자 1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이 같은 분석결과를 얻었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애드리액션 : 통합의 기술’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응답자 302명 중 36%만이 TV, 옥외, 디지털 등 멀티 채널을 통해 접하는 광고가 "서로 잘 어울린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은 56%였고, "잘 어울리지 않았다"라며 채널 간 광고의 조화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은 8%였다.

"서로 잘 어울린다"는 국내 소비자 응답 비율 36%는 APAC 지역에서 일본(35%) 다음으로 부정적인 반응이며 조사국 전체 평균(58%)과 APAC 평균(56%)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마케팅 담당자의 현실 인식은 큰 차이를 보였다. 칸타 밀워드브라운의 또 다른 연구인 '미디어 바르게 활용하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속 브랜드의 멀티채널 광고 캠페인 집행 능력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실시된 '미디어 바르게 활용하기' 연구에서 전 세계 마케팅 리더 300여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9%, 아시아ㆍ태평양 응답자의 94%가 "통합된 광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와 마케팅 담당자의 멀티채널 광고 캠페인 전략에 대한 이 같은 상반된 평가 중 소비자의 판단이 현실에 가깝다고 칸타 밀워드브라운은 밝혔다.

칸타 밀워드브라운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집행된 멀티 채널 광고 캠페인 223건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재분석한 결과, 46%만이 통합과 커스터마이징이 잘 된 광고 캠페인으로 분류됐다고 부연했다. 여기서 통합된 광고 캠페인은 채널 별 광고가 대부분 캠페인 핵심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드러내느냐를 기준으로 측정됐다.

한편 칸타 밀워드브라운은 광고 캠페인의 통합이 캠페인 효과 증대에 기여한다고 보고했다. 광고 캠페인이 잘 '통합되고 커스터마이징됐을 때' 효과가 57% 가량 증대된다는 것. 이에 광고비에 투자하는 많은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지금보다 성과를 증진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효과적이지 않고, 각 채널의 광고가 서로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광고 캠페인은 소비자를 해당 브랜드에게서 멀어지게 할 위험도 있었다.

올해 '애드리액션' 소비자 설문 조사에 응한 국내 응답자의 48%는 "3년 전에 비해 요즘 광고가 점점 거슬린다"고 답했다. 하위 그룹 중 온라인에서 빈번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응답자들은 다소 많은 55%가 이 같이 답해 개인의 웹 사용 정보를 활용한 프로그래매틱 광고로 인한 불편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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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 사우스게이트 칸타 밀워드브라운 글로벌 브랜드 디렉터는 “소비자는 전방위로 늘어난 광고에 위압감을 느끼는 한편, 마케팅 담당자들은 정작 다양해진 광고 형식과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애드리액션 연구를 통해 소비자와 마케터 간 광고 캠페인이 성공했느냐에 대한 인식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칸타 밀워드브라운 코리아 원용욱 이사는 “국내 소비자 대다수가 광고를 다양한 채널에서 보고도 이들이 서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현 상황에서 한국 마케터들은 기존 관행을 깨고 새로운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커스터마이징, 강력한 크리에이티브, 적절한 미디어 믹스를 통해 잘 통합된 광고 캠페인을 실제 집행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