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하며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2년차 구상을 밝힌 신년사를 했다. 경제와 산업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동안 대통령 행보에는 '산업'이 안보였다. 어제 신년사에서도 상대적으로 공정과 정의, 통일이 강조됐다.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 역시 이들과 연관된 단어들이다.
물론 신년사는 경제와 산업 말하는 자리가 아니다. 정치와 외교, 안보, 사회를 두루 담는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증유의 시대를 맞아,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두고 있는 나라에서, 4차산업혁명이란 단어를 한차례 밖에 쓰지 않은 건 아쉬웠다.
기자는 이런 말을 기대했다. "세계적 관심사인 4차산업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이를 가로막는 모든 규제를 반드시 혁파하겠다"는. 기대가 너무 컸나 보다. 따지고 보면, 다른 위원회와 달리 대통령이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을 맡지 않은 것도 아쉽다.
어제 신년사에서도 밝혔듯,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거였다. 일자리 창출은 결과다. 그리고 그 결과가 좋으려면 먼저 원인이 좋아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인은 산업과 기업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고로, 문 대통령은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게 아니라 4차산업혁명이 제대로 되는지, 또 4차산업혁명이 성공하려면 규제 혁파가 중요하다는데 규제 혁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이런 상황판을 설치했어햐 했다.
지금 미국에서는 'CES'라는 세계적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첨단 기술 경연장이다. 그곳에 간 한국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중국이 두려움을 넘어 공포스럽다. 미국과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쳐진줄 알았지만 몸소 보니 한국은 앞으로 뭘로 먹고 살아야 할지 암담하다"고. 이런 탄식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벌써 몇년전부터 나온 소리고, 그 탄식이 커지고 있다.
이런 누란의 시기에 우리가 세계적 4차산업혁명 성공국가로 도약하려면 공정과 정의, 통일도 좋지만 대통령이 산업에 보다 힘을 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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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미국 대선에서 유행한 슬로건이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였다. 선거는 뭐니뭐니해도 결국 밥이고 경제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올해 처음으로 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한다. 여기서 멈출수는 없다. 4만달러, 5만달러까지 쭉 가야 한다. 그러자면 산업과 기업이 성장해야 한다. "문제는 경제야"라는 소리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안나오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