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웹툰] 연말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웹툰

'가족의 삶' 그린 홍연식 만화가 열전

인터넷입력 :2017/12/28 16:50

2017년이 저문다. 지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연말, '오늘의 우리만화'로 선정된 홍연식 작가가 자전적 이야기로 그린 '가족의 삶'에 대한 만화를 소개한다.

도시부부의 귀농 이야기를 그린 '불편하고 행복하게'와 서툰 시골살이와 부모님에 대한 애환을 그린 '마당 씨의 식탁', 그리고 마당 씨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로 2017년 신작인 '마당씨의 좋은 날'이다.

홍연식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로 그린 세 편의 만화는 현재 레진코믹스와 출판사 우리나비를 통해 웹툰과 단행본으로 소개 중이다.

■ 불편하고 행복하게

2012년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이기도 한 ‘불편하고 행복하게’부터 작가는 가족의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웹툰 불편하고 행복하게는 귀농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 시골살이의 진실을 보여주며 어떻게 살아야할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생계를 위해 학습지 만화를 그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건 좋은 만화를 그리겠다는 남편과 동화 작가를 꿈꾸는 아내는 서울의 비싼 전세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포천의 작은 마을로 이사해 온다. 그러나 여기에 우리가 상상하던 전원생활은 없었다.

만화가 남편은 귀농 후에도 여전히 학습 만화를 그리며 빠듯한 살림을 위해 평소보다 훨씬 더 부지런해야했다. 고요하기 그지없고 공허한 마음마저 드는 산골 생활, 익숙지 않은 시골 살림도 버거운데 난방비 걱정으로 겨울은 추위에 떨어야 했고 밤은 어둡고 무서웠다.

이런 나날들이 계속될수록 불편은 늘어나고 현실은 좌절감만 안겨줄 뿐이다. 아무래도 발을 잘못 내디뎠다는 후회가 몰려온다. 작가는 스트레스로 인해 삼하게 감기 몸살을 앓으며 행복이란 무엇일까 고민한다.

작가는 이곳에서 과연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너무 많은 욕심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은 아닌지,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본 시골산은 더없이 매력적이었다.

그러자 취미에도 없던 텃밭 가꾸기로 열을 올리고 갓 솎아낸 싱그러운 새싹들로 만든 비빔밥 한 끼에 풍성함을 음미하게 되었다. 노릇노릇한 삼겹살과 막걸리로 밤의 정취에 녹아드는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 모두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산 속의 주인은 다름 아닌 이들 부부였다.

포천에서의 생활은 불평불만으로 가득하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작가로 하여금 다시 한 번 행복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이런 깨달음과 함께 부부는 소소하지만 시골 생활의 다채로운 이면들을 체험하며 일상이 베푸는 향연에 감사할 줄 알게 됐다.[☞웹툰 보기]

■ 마당 씨의 식탁

‘마당 씨의 식탁’은 불편하고 행복하게와 함께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웹툰으로, '2015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이다.

40세 전후의 만화가 마당 씨에게 가족은 양면을 가진 존재다.

자신이 컸던 가족을 보면, 어릴 적 늘 술에 취해 가족을 힘들게 했던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로 인해 어둡기만 했던 집안 분위기로 괴로웠던 기억이 가득하다.

반면 어머니에 대해선 그런 상황에서도 자식을 위해 매끼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주시던 애틋한 기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버지를 떠나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선 답답하기만 하다.

마당 씨 입장에선, 부모님이 살고 계신 도심의 지하방은 벗어나고만 싶은 공간이다.

그에 비해 자신이 만든 가족, 즉 사랑하는 아내와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이가 함께하는 이 가족은 끝까지 지키고 싶은 존재다.

어려운 형편 등으로 수도권 끄트머리의 외진 마을 어찌보면 거의 시골마을이라고 부를만한 곳에 세를 얻어 살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기쁨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큰 행복감을 느낀다.

마당 씨에게 있어 두 가족이 주는 유일한 공통분모는 식탁에 대한 정서다. 마당 씨는 그 옛날 초라한 부엌에서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맛난 음식들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골마을에서 가족들을 위해 요리한다.

마당 씨는 어머니의 위중함 등 여러 상황을 겪으며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웹툰 보기]

■ 마당 씨의 좋은 시절(우리나비 소개글 참고)

‘마당 씨의 좋은 시절’은 홍연식 작가의 '마당 씨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로 2017년 신작이다.

전작 마당 씨의 식탁에 비하면 마당 씨의 좋은 시절은 그래도 작가에게 평화로운 시기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듬해로 울컥하던 시기였지만 아버지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상태였고 작가는 난생 처음 전업작가로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 시절도 꿈꾸던 완벽한 가정과 현실이 부딪히면서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가장으로서의 무게, 무심한 이웃, 그리고 아내와의 갈등 등을 겪으면서 처음 생각했던 전원 생활의 낭만은 부질없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그때가 오히려 가족이란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 좋은 시절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여러 불편함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거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시골살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산다는 건 맘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텃밭을 일구고 가축을 키우는 등 자연 속에서 식재료를 자족하는 일은 얼핏 낭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골생활이 만만치 않음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삶도 그리 쉽지 않다. 그 속에는 갈등도 있고, 불편도 있어 더욱 힘들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불편하고 힘든 시골 생활 속에서 작가는 가족의 소중함에 더 집착하게 된다. 전원생활의 낭만과, 현실과의 타협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관련기사

마당 씨의 좋은 시절처럼 만화의 내용은 좋은 일들로만 가득 차 있지는 않다. 아내와의 갈등, 피곤한 육아, 그 속에서 생계를 위해 시간을 쪼개 작품 활동을 해야 하는 작가의 고뇌. 그러나 과거를 추억하면서 작가는 그 모든 것들이 그저 행복하고 좋았던 시절이었다는 결론을 낸다.

그건 바로 가족과 함께라는 이유에서다. 불편하고 힘들고 어렵고 속상했던 일들… 그러나 그 속에 함께했던 가족이 있음에 되돌아보면 모두 행복하기만 했던 일상이었던 것이다.[☞웹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