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웹툰] 실화라서 더 ‘웃픈’ 웹툰 3선

'결혼·창업·학대' 경험담 잘 녹여내

인터넷입력 :2017/12/07 17:15    수정: 2017/12/08 08:29

살다 보면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 하고, 개그쇼 보다 더 코믹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실제 일어난 사건이나 일상을 다룬 영화, 드라마, 웹툰들이 쏟아져 시청자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일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남 일 같지가 않고, 실화란 점에서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번 ‘쇼미더웹툰’에는 레진코믹스에서 많은 독자들을 울고 웃긴 실화 바탕의 작품들을 모아봤다.

결혼 적령기에 있거나 기혼자들이 보면 크게 공감할 법한 ‘500만원으로 결혼하기’와, 눈물 나게 어려운 창업 이야기를 담은 ‘안녕, 외롭고 수상한 가게’, 그리고 가정 내 학대와 차별을 겪으며 어려움을 견뎌냈던 자전적 이야기의 ‘단지’가 실화라서 더 놀라운 웹툰 추천작이다.

■ 만화가 커플의 만화 같은 결혼준비, ‘500만원으로 결혼하기’

웹툰 '500만원으로 결혼하기' (사진제공: 레진코믹스)

웹툰 ‘500만원으로 결혼하기’(작가 불친절)는 만화가 부부의 만화 같은 결혼이야기다. 남들 다하는 예식을 거부하고 단출하게 직접 준비한 결혼식이 총 비용 500만원. 노키드 작가와 불친절 작가의 결혼을 통해 우리들 결혼식 풍습을 되돌아본다.

연애 기간 5년. 하지만 결혼하기 위한 경제적 준비는 돼 있지 않은 만화가 커플은 1년간 각각 20만원씩 적금을 넣어 결혼 비용으로 총 500만원을 마련한다. 이 커플은 '남들만큼' 준비 없이도 행복을 향해 도전하기로 하고 저예산 셀프 웨딩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이 과정을 만화 500만 원으로 결혼하기 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만화는 당장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만화인 동시에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싶은 모든 청년들을 위한 만화다.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선뜻 결혼을 결정하지 못하는 커플들, 연애마저 꿈꾸기 어려운 요즘 청년들에게 작가는 "남들처럼,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청첩장 만들기, 결혼 장소 섭외, 웨딩드레스 고르기, 한복 맞추기, 폐백 준비 등 결혼식에 꼭 필요하지만 혼자 조사하고 결정내리기 힘든 알찬 정보들이 만화에 녹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만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결혼 비용을 아끼는 방법은 물론 결혼식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는지, 나아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어떤 것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보여준다.

시댁에 대한 막연한 공포, 누군가의 부인이자 며느리가 된다는 압박감, 결혼식을 진행하며 겪은 부모님과의 갈등, 딸과 엄마 사이의 심리를 그려낸 부분은 당장 결혼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모든 여성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웹툰 500만원으로 결혼하기는 레진코믹스에서 서비스 중이며 지난해 출판사 '이마'를 통해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 진짜 창업 만화, ‘안녕, 외롭고 수상한 가게’

웹툰 '안녕, 외롭고 수상한 가게' (자료제공: 레진코믹스)

내가 만약 장사를 한다면 어떨까.

‘안녕, 외롭고 수상한 가게’(작가 최임수)는 진짜 창업만화다.

만화는 게임회사 경력 6년차인 주인공이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은 후 재취업과 자영업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만화 속 주인공은 자존감에 상처 입고 힘들어하던 때 엄마의 따뜻한 밥상과 격려의 메시지를 읽고 창업을 결심한다.

작가는 자신의 카페 창업 경험담을 토대로 한<안녕 외롭고 수상한 가게에서 가장 힘들었던 회차로 14화 '진상손님'편을 들었다.

당시 작가의 어머니는 다리를 다쳐서 몸이 많이 아프셨음에도 딸의 가게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개업음식을 준비하느라 많이 무리한 상태였다. 그 노력에 비해 손님이 너무 없어서 작가 스스로 어머니께 많이 미안했던 때라고 한다.

그러다 저녁에 진상손님을 만났는데 만화로 표현한 것은 정말 짧게 그려냈지만 실제 작가가 그 손님을 만나서 들었던 이야기들은 모욕적이고 괴로울 정도로 힘든 내용들이었다고.

안녕 외롭고 수상한 가게에는 창업을 앞두고 꿈꾸는 자기계발서식 헛된 꿈은 없다.

눈물로 한땀 한땀 써내려간 짠내 나는 진짜 창업 만화로 한때 카페를 창업했던 작가의 진솔한 경험담이 묻어나며 독자들의 공감과 인기를 얻고 있다.

■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와 독자 사연 담은 ‘단지’

웹툰 '단지' (자료제공: 레진코믹스)

웹툰 ‘단지’(작가 단지)는 어릴 적 부모형제의 학대와 차별 속에 성장한 젊은이가 독립 후 씁쓸하게 가족을 되돌아보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2017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이기도 하다.

주인공의 고백을 통해 전해지는 가정 내 학대와 차별 내용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런 기억과 현실 속에서도 꿋꿋한 척 무던한 척 견뎌내며 자신의 삶과 일을 감당하려 애쓰는 주인공의 모습에 독자들은 많은 호응과 응원을 보냈다.

이 작품은 2015년 여름 연재 이후 지금까지 조회수가 1천600만을 넘어서고 있다.

레진코믹스 단지는 작가의 자전 고백성 작품으로, 극 중 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이 작품을 쓴 작가의 필명이기도 하다. 이런 호응에 힘입어 단지는 지난해 비슷한 아픔을 가진 독자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시즌2를 연재했다. 전작인 '시즌1'이 작가의 자전적 고백이었다면, '시즌2'는 독자들의 아픈 고백을, 작가가 대신 전해주는 식이다.

작가는 "시즌1 연재 때 나도 어린 시절 학대나 폭력 속에 컸던 슬픈 성장 과정이 있었다고 공감을 표시해 온 독자들이 의외로 많았다"며 "시즌2는 이처럼 평소 어디에도 꺼내놓지 못한 상처를 가지신 분들을 위해 연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웹툰 단지가 수많은 단지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가정 내 폭력 문제를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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