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망 이용 대가 지불 협상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다음 달 페이스북의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이 방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 담당자인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들과 만날 예정인데, 이를 계기로 페이스북의 망 이용 대가 지불 결정이 최종 이뤄질지 주목된다.
27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지낸 케빈 마틴 부사장은 다음 달 한국을 찾아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할 계획이다.
마틴 부사장은 페이스북의 연결성, 주파수, 이동통신 등 관련 분야에 관한 조언 역할을 해오다 2015년 5월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 업무 담당자로 영입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을 만나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발전 간 균형을 이루기 위한 규제기관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케빈 마틴 부사장의 방한은 페이스북과 국내 ISP 간의 망 이용대가 지불 협상 타결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인터넷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국내 ISP들과 통신망 사용대가 지불을 위한 실무진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지난해 지불한 망사용료 734억원을 기준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KT에 캐시 서버 설치 및 운영비로 100억원대의 사용료를 지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 서버는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콘텐츠만을 따로 저장해 별도 운영하는 서버를 뜻한다.
과거에는 KT 캐시 서버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이용자들도 원활한 속도로 페이스북 접속이 가능했으나, 지난해 1월 상호접속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논란의 발단이 됐다.
통신사 간 망 사용 정산 방식이 바뀌면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KT 캐시 서버 이용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페이스북은 나머지 두 ISP의 캐시 서버 연결 회선을 임의로 변경해 사용자 피해와 불편을 야기했다. 그러자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이 통신망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접속 경로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페이스북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이 크게 일기도 했다. ISP에 적지 않는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규제당국인 방통위는 사실조사에 착수했고, 페이스북코리아와 본사 관계자들이 방통위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정부와 국회 압박이 거세지면서 페이스북이 합당한 망 사용료 지불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 것이 일련의 과정들이다.
이어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의 방한은 지금까지의 협상이 무르익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음 달 페이스북에서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이 방한해 방통위를 찾을 예정”이라며 “이 때 국내 망 사용료 지불에 관한 어떤 입장과 계획을 밝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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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페이스북은 최근 우리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비협조적인 구글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케빈 마틴 부사장 방한 여부 질문에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