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수 많은 변화가 있었다.
테슬라의 시장 진출로 전기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배터리 등 관련 기술개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들은 각각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등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를 내 놓으면서 반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기도 했다.
지디넷코리아는 '2017 車 결산'을 통해 올 한해 자동차 업계의 이슈과 트렌드를 되돌아 보고, 내년 시장과 신기술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2. 장거리 전기차 시대 개막
3. '12만대 돌파' 그랜저 천하
4. 위기감 고조되는 국내 車 업계
■볼트 EV, 모델 S 등 장거리 전기차 등장
지난해까지 한번 충전으로 가장 오래 가는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91km까지 갈 수 있는 준중형급 전기차다. 이 수치는 도심주행과 고속도로 주행을 합친 것으로, 도심에서는 200km 넘게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수치는 모든 예비 전기차 오너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장거리 주행을 주로 하는 운전자들은 최소 3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원했다.
이들의 바람은 올해 초 현실로 이뤄졌다. 쉐보레 볼트 EV, 테슬라 모델 S 등 장거리 주행 가능한 전기차가 국내에 상륙했기 때문이다.
볼트 EV는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6 한국전자전'에서 국내 최초 공개 후, 올해 3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개최 때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볼트 EV 주행거리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복합 주행거리보다 2배 높은 383km(국내 측정 기준)를 인증받았다.
주행거리 383km는 한번 충전으로 서울역과 부산톨게이트를 편도로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연비 운전을 즐기고 공조장치 작동을 줄이면 최소 400km 이상은 주행이 가능하다.
볼트 EV는 장거리 전기차 시대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판매 물량이 수백대 수준에 불과했다. 순서에 상관 없이 추첨제로 진행되는 계약 방식 때문에 일부 예비 오너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국GM은 이에 대한 사과 공문을 보내고, 내년부터는 볼트 EV 판매 물량을 최대 6천대 수준까지 확보해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 모델 S도 볼트 EV와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에 주목받은 차종 중 하나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3월 서울 청담동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쇼핑몰 등 두 곳에 스토어를 열고, 6월부터 모델 S 판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90D 트림만 판매했고, 현재는 75D와 100D 트림도 판매중이다.
모델 S 90D는 국내에서 378km 주행거리를 인증받았고, 75D는 360km, 100D는 451km를 인증받았다. 이로써 테슬라 모델 S 100D는 올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판매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갖춘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테슬라코리아의 국내 판매는 연말 들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테슬라 모델 S의 국내 등록 대수는 122대다. 이중 모델 S의 국내 인도 시기인 6월부터 11월까지 110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모델 S의 국내 등록 대수는 20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코리아는 늘어나는 고객 차량 등록대수에 맞춰 급속충전기 수퍼차저와 완속충전기를 확충할 예정이다. 내년까지 국내에 수퍼차저 충전소 25곳 등 전체 충전소 수를 175곳까지 늘리는 것이 회사 측 목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에서 한번 충전 후 최대 213km까지 가는 2018년형 SM3 Z.E.를 공개했다. 이로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국내 출시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장거리 주행 전기차 타이틀을 내주게 됐다.
■위기감 느낀 현대기아차, 전기차 마스터플랜 공개
현대기아차는 올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를 뛰어넘는 전기차를 내놓지 못했다. 기아차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 당시 주행거리를 개선시킨 2018년형 쏘울 EV를 내놓기도 했지만, 국내 전기차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현대차도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에만 전념했다.
대신 현대기아차는 미래 전기차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지난 8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개했다. 타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장거리 전기차 공세에 위기감을 느껴 별도의 발표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대한 마스터플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390km 주행 가능한 코나 EV와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다.
코나 EV는 현재 경기도 의왕 등 수도권 일대에서 마무리 도로 테스트에 나서고 있다. 또 국내에 설치된 공용 급속 충전기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불편 없이 충전할 수 있는 준비에 나서고 있다. 만일 코나 EV가 정부로부터 39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획득하면, 볼트 EV 등과 함께 충분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0km 주행가능한 니로 EV 출시 계획을 밝혔다. 니로 EV는 티볼리보다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페밀리형 SUV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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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EV와 니로 EV는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두 전기차가 내년에 출시되면, 장거리 전기차 경쟁 구도는 올해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네시스 전기차 출시 예상시기는 오는 2020년 또는 2021년이다. G80 이상급으로 제작될 것으로 보이며 구체 성능과 제원 등은 아직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