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웨일 브라우저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IE) 전용 사이트를 위한 액티브X 지원 중단 시점을 구체화했다. 내년 10월 전에 '플러그인 호환모드'를 뺀다는 계획이다. 브라우저 정식 출시 직후 밝힌 액티브X 시한부 지원 방침을 재차 확인한 모습이다.
웨일은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크로미엄 기반 PC 브라우저다. 윈도용 웨일 브라우저는 지난해 12월 비공개 테스트로 처음 등장했고 올해 3월 공개 테스트로 사용자를 늘려 왔다. 네이버는 지난 10월부터 윈도, 맥OS, 리눅스용 웨일 1.0 정식판 배포에 들어갔다.
플러그인 호환모드는 윈도용 웨일에서 액티브X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웨일 브라우저로 IE 전용으로 구축된 한국 공공, 금융, 쇼핑 사이트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네이버는 웨일 정식판 배포 전부터 플러그인 호환모드를 선보였지만, 이는 시한부로 제공된다고 공언해 왔다. [☞참조링크] [☞관련기사]
네이버는 플러그인 호환모드의 시한부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웨일 개발팀의 김효 리더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W3C HTML5컨퍼런스 2017' 키노트를 통해 "플러그인 호환모드는 최장 2년만 지원할 예정이었다"며 "내년 10월 전에는 저 기능을 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리더는 플러그인 호환모드를 넣게 된 이유를 "처음 (웨일 브라우저를 제공하기) 시작할 때 사용자가 못 쓰는 사이트 때문에 다른 브라우저(IE)를 켜는 건 부담을 주는 일이라 생각해서"였다고 설명하며 "처음 예고한대로 본 기능 지원을 1년 안에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러그인 호환모드 시한부 선고 이유
마이크로소프트(MS), 모질라, 구글 등 주류 브라우저 개발업체와 글로벌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를 중심으로 웹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화 중이다. 액티브X와 NPAPI같은 비표준 플러그인 기술을 버리고 HTML5와 주요 W3C 신규 표준 기술이 브라우저와 서비스 영역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흐름이 일부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서비스 환경은 윈도와 IE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국민 공공사이트나 온라인결제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가 오히려 사용자 운영체제(OS)와 브라우저 선택권을 빼앗는 비표준 기술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브라우저 점유율만 놓고 보면 한국은 여전히 IE 천하다. 김 리더는 "해외 사이트 유입 기준인 스탯카운터에서는 크롬이 더 높지만 내부 데이터 보면 여전히 IE가 많고, 구버전 IE조차 (크롬, 엣지, 사파리, 웨일 등) 다른 브라우저와 견주면 2~3위 비중 차지하는 게 현실"이라 지적했다.
그간 네이버 웨일이 플러그인 호환모드를 지원한 배경이다. 그런데 굳이 시한부 방침을 내건 이유는 뭘까. 이런 기능이 인기를 끌수록 결국 특정 OS와 브라우저 맞춤 환경을 고착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능이 없어야 장기적으로 웹표준 전환과 확산을 더 촉진할 수 있다.
■한국서 액티브X 퇴출 시나리오 가능한가
플러그인 호환모드가 네이버 웨일에서 제거된 이후에도 다수 웨일 사용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될까. 그 답은 비표준 종속적인 국내 웹사이트 환경이, 그 시점까지 실질적인 웹표준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는 웨일 개발팀에서조차 낙관하기 어려운 변수다.
김 리더는 "웨일 브라우저에서 이 기능을 뺄 때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못 해낸다면 (예정대로) 빼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사용자들이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가능한 많은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낡은 비표준 기술을 W3C 표준 웹기술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웨일 개발팀의 의지를 내비친 대목이다. 최신 웹표준을 브라우저에 수용하고 실제 서비스에 활발히 도입되도록 유도하겠다는 뉘앙스다.
김 리더는 "법과 제도, 이를 지켜 서비스하는 운영주체, 구현을 위한 (기술)표준과 도구, 3가지가 웹환경에 관여하는데 …(중략)… 표준과 도구 쪽은 '상수'였다"면서 "이 부분을 (웹환경 개선의 변수로) 끌어오는 것이 브라우저를 만들면서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웹기반 전자서명, 보안프린터API 등 표준화 논의가능성 시사
그는 발표 나머지 부분으로 웹환경 개선을 위한 웨일 팀의 신기술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웹용 공인인증서 처리에 필요한 웹기반 전자서명 처리 표준 기술(웹크립토API), 공공웹사이트 문서발급시 보안기능을 위한 기술(시큐어프린팅API) 등의 서비스 구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리더는 "전자서명을 좀 더 안전하게 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주민등록등본 발급에 (프린터 프로그램 설치 대신 쓸 수 있는) 시큐어프린팅 API같은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걸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웹크립토API 기반 신한은행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실사례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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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할창 '웨일스페이스', 팝업을 재배열해주는 '스마트팝업', 보조 웹서비스 접근을 돕는 '사이드바', 속도와 실용성을 중시한 내장 웹번역 등 주요 기능 특징과 개선 방향을 전했다. 웨일의 자체 보안 장치와 외부 전문가를 통한 보안성, 프로파일 기반 최적화(PGO)를 통한 성능 향상도 예고됐다.
김 리더는 "브라우저는 새로운 것을 브라우징하고, 사용자와 다른 것을 연결하고, 편리한 웹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많은 역할을 대표한다"며 "모두가 쉽게 쓰는, 더 강화된 보안을 제공하는 브라우저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오랜 고민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