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어떤 배터리 넣을까?"...쌍용차 차별화 고심

전기차 생산 계획 진통 거듭 후 기술 세미나 열어

카테크입력 :2017/11/09 17:48

쌍용자동차가 창사 후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에 대한 고민이 깊다.

쌍용차는 이를 해결하고 논의하기 위해 8일 안성 인재개발원에서 '2017 생산기술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전착도장 라인 순수 제조 시스템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마운팅 시스템에 대해 논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배터리를 탑재할지에 대한 내부 고민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가 만들 순수 전기차에 어떤 업체의 배터리가 들어갈지는 정해지지가 않았다"며 "생산기술 세미나에서는 무게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가는 전기차 배터리를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오고갔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이같은 고민은 지난 6월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의 미디어 간담회 개최 이후 처음 알려졌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당시 평택공장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사회에서 순수 전기차 개발 계획에 대해 승인이 났고 오는 2020년 이전에 순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최고속도 150km/h를 찍고 한번 충전 후 최소 3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송 본부장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밝히지 못했다. 송 본부장은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부품의 창원공장 생산 가능성에 대해 "창원공장은 엔진 생산시설"이라며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부품은 글로벌 소싱을 통해 자체적으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 기반의 첫 순수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진통 거듭한 쌍용차의 전기차 개발 계획

순수 전기차에 대한 쌍용자동차의 움직임은 지난해 5월부터 감지됐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5월 12일 열린 '제13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개발할지 아니면, 순수 전기차를 개발할지 고민중"이라며 "올해 안에 어떤 친환경차를 만들지에 대해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고민은 1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못했다. 당시 순수 전기차에 대한 국내 보급량이 내연기관 차량만큼 따라오지 못했고, 충전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고민 등이 여러 차례 겹쳤기 때문이다. 연간 수백만대를 생산할 여건이 되지 못하는 쌍용차에겐 이같은 현실은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9개월 만에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에서 다시 만난 최 사장은 "친환경차 개발 방향을 정하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라는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상황을 고려해 순수 전기차 뿐만 아니라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것도 고려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쌍용차 전기 콘셉트카 '티볼리 EVR' (사진=쌍용자동차)

결국 쌍용차는 1년여간의 긴 고민 끝에 하이브리드 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 대신 순수 전기차를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마힌드라와의 긴밀한 협력이 쌍용차 첫 순수전기차 성공의 지름길로 보고 있다. 일단 출시 시기가 현대차 코나 전기차와 기아차 니로 전기차보다 늦기 때문에 쌍용차가 이 두 차종의 판매 흐름과 기술을 지켜보고 차별화된 순수 전기차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자율주행 기술도 적용될까?

쌍용차의 첫 순수 전기차엔 레벨 3 이상의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벨 3는 고속도로 등 특정 도로내에서 시간에 대한 제한과 걱정 없이 손과 발을 각각 스티어링 휠과 페달에서 떼어도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단계 낮은 레벨 2의 경우 일정 시간 이내에만 손과 발을 떼도 주행할 수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31일 티볼리 아머 기반의 레벨 3 이상급 자율주행차 운행 승인을 정부로부터 받았다. 우천시에도 안정적인 성능 발휘가 가능하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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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 기반 레벨 3 자율주행차가 이달말 일반도로 시험 운행을 시작한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자체 생산 SUV 최초로 티볼리에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과 긴급자동제동시스템(AEBS)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탑재시켰다. 이에 티볼리에 대한 가치 상승과 소비자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흐름으로 볼때 티볼리 기반의 순수 전기차는 이보다 더 진보된 반자율주행 기술 또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같은 기술 사양이 들어가면 코나 전기차와 니로 전기차와 대등한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