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신비 부담 절감 대책을 두고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민간의 통신서비스 요금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수용하기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편요금제와 같이 정부 직접 개입 인위적인 변화보다는 시장 경쟁 활성화 유도가 바람직하다”면서 “정부, 국회와 협의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편요금제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음성 150~210분, 데이터 900MB~1.2GB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를 월 2만원대에 의무적으로 출시하게 하는 제도다. 기존 약 4만원 LTE 요금제가 제공하는 수준을 반값으로 강제로 낮추는 식이다.
지배적사업자가 이와 같은 요금제를 내놓게 되면 경쟁사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유사한 수준의 요금제를 내놔야 한다.
보편요금제가 출시될 경우 기존 요금제 체계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휴대폰 요금 설계권을 갖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2년마다 음성과 데이터 제공량을 정부가 정하는 방안을 두고 이동통신업계는 독소조항으로 꼽고 있다.
보편요금제 출시 직접 대상자인 SK텔레콤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정부와 국회와의 협의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은 연말에 시행 예정인 취약계층 요금감면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영상 전무는 “취약계층 요금감면 확대 취지는 공감하지만, 감면 대상과 감면 수준에 대해서는 시행 전까지 합리적 방안으로 조정되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약계층 요금감면 정책은 ▲생계, 의료, 주거, 교육 급여 수습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저소득층과 ▲기초연금을 받는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의 휴대폰 요금을 매달 1만1천원 추가로 할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우에 따라 통신비를 일절 납부하지 않고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가 나올 수 있다.
통신사는 요금 수익이 없더라도 회선 당 전파수수료를 비롯한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나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내에서도 이 부분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국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됐던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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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무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시행돼 단말 판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이 분리된다면 이용자가 고가 단말 대금까지 통신비용으로 인지하는 오류를 개선하고, 단말기 보조금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 자체를 차별적으로 선보이는 경쟁 시장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같은 급진적인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구체적인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사회적논의기구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