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 쪽에 편중된 가상현실(VR) 산업이 중국에서는 국방을 비롯한 산업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덩치를 불려나가고 있다. 이같은 응용 분야의 격차가 향후 2~3년 내 두 국가의 VR 시장 규모를 2배 가까이로 벌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중국 CCID 컨설팅은 2020년 중국 VR 시장 규모가 550억 위안(약 9조2천658억5천 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가상현실산업협회가 예상한 2020년 한국 VR 시장 규모는 5조7271억 원으로 중국의 반토막 수준이다.
■ 한국이 '게임'만 쳐다보는 사이...중국은 '잠재력' 육성
2~3년 내 다가올 중국과 한국의 VR 시장 규모 차이는 응용 분야의 범위에서 비롯했다. 한국가상현실산업협회 등이 한국 VR 시장 규모 성장폭의 대부분을 게임 분야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중국 VR 시장은 전 산업에 걸쳐 고른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형세다.
국방, 우주항공 분야를 넘어 헬스케어와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전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등의 하드웨어 개발뿐 아니라 VR 역사 박물관 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VR 콘텐츠 제작 열풍 역시 거세다. 징둥과 알리바바 등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의 VR 쇼핑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활발하다.
최근 열린 중국가상현실혁신창업대회에서 가상현실산업연맹의 자오친핑 회장은 "VR 기술이 초기에 군사, 항공, 우주, 장비제조 등 영역에서 적용되기 시작해 최근 의료, 교육, 여행, 전자상거래 등 일상 영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VR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상품 기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내려가면서 VR의 생활화가 빨라 질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정부가 끌고 기업이 민다
중국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도 거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를 'VR 산업 원년'으로 삼고 전 영역에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으며 쌍방향 인터페이스와 광학 필드 기술 등 일부 기능 지표에서 세계 선두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해 중국 국무원이 내놓은 '국가혁신드라이브발전전략 개요'를 내고 직접 VR 연구와 산업 발전을 강조했다. 올해 1월 15일 내놓은 국가의 '모바일 인터넷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의견'에서도 VR과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핵심 발전에 관해 언급하며 산업계를 독려했다.
이같은 기세에 힘입어 중국 CCID에 따르면 2020년 중국 VR 기기 출하량은 820만대, 사용자 수는 2500만 명에 이르며 중국에서 출하되는 VR 하드웨어 시장 규모가 글로벌 시장의 34.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VR 시장 규모는 550억 위안을 넘어서 세계 VR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란 예측이다. CCID가 내다본 올해 글로벌 VR 매출은 100억 달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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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 일상 생활을 바꿔놓을 중요한 전환 기술이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따라 하드웨어, 반도체, 컴퓨팅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등 영역에서 기술과 상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움직임이다.
자오 회장은 "인재 결핍, 혁신 기술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콘텐츠도 양성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관련 인재를 육성하고 정부와 투자기관의 자본 지원책을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중국가상현실혁신창업대회 역시 이같은 취지에서 열린 것으로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우수 기업을 발굴하는 한편 해외 인재의 발굴 및 유입 등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