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중인 BMW 5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기본사양으로 장착됐다는 점이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라 불리는 BMW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크게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측면충돌 보호 ▲회피 보조 기능(장애물 회피 포함) ▲조향 및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가 포함된다.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이용해 차량의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주는 점이 큰 특징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스템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자율주행 단계에서 ‘레벨 2’ 수준에 불과하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것은 가능하나, 돌발 상황을 대비해 전방을 계속 중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전 자율주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차량과 사물 간 통신 ‘V2X'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 이 시스템이 선진화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BMW는 이같은 난제를 풀고 레벨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전략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 전략 중의 핵심은 바로 인텔과 모빌아이와 손잡는 협력 체계 구축이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는 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인텔코리아 주최 자율주행차 관련 간담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자율주행차의 모습은 100% 안전하게 자율주행하는 것”이라며 “모빌아이는 자율차의실수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술은 우선적으로 BMW의 완전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모빌아이 등과 긴밀하게 협력중인 BMW는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 실현을 위해 자체적으로 어떤 준비에 나서고 있을까?
■2021년 목표로 고도의 자동화 주행 단계 실현
완전 자율주행차 실현을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다. 공도나 자체 시험도로 주행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자율주행차가 기존 ‘레벨 2’에서 완전 자율주행 실현 단계인 ‘레벨 5’까지 한번에 올라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BMW를 포함한 자동차 업체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며 단계별 자율주행 구현에 힘쓰고 있다.
BMW 계획을 살펴보면, 고도의 자동화된 주행 단계(레벨 3) 실현이 가능한 차량이 오는 2021년 출시될 예정이다. BMW는 이같은 전략 실행을 위해 지난해 인텔과 모빌아이등과 함께 ‘BMW iNext' 프로젝트 시작을 알린 바 있다.
BMW는 레벨 3 단계 차량이 고속도로 등에서 운전자 개입없이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복잡한 상황이 발생되면 반드시 몇 초 이내에 차량 통제권을 운전자에게 넘기도록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레벨 3 자율주행 단계 오너들은 반드시 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는 것이 BMW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다.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이 대중화되면, 빠른 시일 내 레벨 4 단계 구현이 가능한 차량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레벨 3와 레벨 4의 차이점은 차량 통제권이 차량에서 운전자에게 넘어가는 시간이다. 레벨 3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30초 이내에 차량 통제권이 운전자에게 넘어가지만, 레벨 4 단계에서는 레벨 3보다 차량 통제권 전환 시점이 더 여유롭다.
그러나 레벨 4 차량이 주행되더라도 안심하기는 힘들다. 언제 어디서든지 해킹, 재난재해 등의 예측 못할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 완전 자율주행차, 도심 내 저속 위주 주행 전념할 듯
BMW 기준에서는 늦어도 2030년에 레벨 5를 충족시키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벨 5에서는 운전면허증이 필요없고 운전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다. BMW를 포함한 자동차 업체에서는 레벨 5 자율주행차에 스티어링 휠을 넣지 않는 프로젝트를 내놓고 있다.
BMW는 레벨 5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주변 지형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한 지도 기술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BMW는 지난 2015년 12월 지도 데이터에 대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히어(HERE)'와 함께 오픈 로케이션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BMW 관계자는 “최초의 자율주행차는 도심 지역이나 또는 도심 내의 제한된 영역 내에서 비교적 저속으로 주행하게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를 사용하는 첫 번째 파일럿 프로젝트는 2020년과 2030년 사이에 고도의 자동화된 주행과 동시에 도심 지역에서 출범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윤리 문제 해결도 완전 자율주행 시대 구현에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완전 자율주행차 사고 시 책임을 누가 지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도 아직 애매한 상황이다. BMW를 포함한 자동차 업체들도 이를 풀어내기 위한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하지만 BMW는 지난 2009년부터 쌓아온 완전 자율주행 기술 노하우로 여러 도전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BMW그룹은 지난 2009년 10월 세계적으로도 가장 험난한 레이싱 트랙으로 유명한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북부 서킷에서 'BMW 트랙 트레이너(BTT, BMW Track Trainer)'로 명명된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최첨단 자동 주행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관련기사
- [시승기] ‘V12'의 위엄, BMW M760Li xDrive2017.10.31
- BMW, 뉴 X2 글로벌 공개 '국내 내년 3월 출시'2017.10.31
- BMW·MINI, 하반기 무상점검 캠페인 진행2017.10.31
- BMW, 뉴 520d 럭셔리 스페셜 에디션 국내 출시2017.10.31
또 지난 2011년 중반에는 독일 뮌헨의 A9 고속도로에서 출발한 BMW 무인 테스트 자동차가 뉘른베르크까지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프로토 타입 차량에 대한 개발은 계속 이어져 현재 이 테스트 차량은 그 어떤 운전자의 제어 없이도 제동, 가속, 추월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게 됐다.
BMW의 단계별 자율주행 시스템은 향후 출시될 여러 세그먼트 차종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