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오투오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의 기본에 충실한 회사다. 오프라인으로 처리되던 과정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통합해 시장의 비효율을 바로잡겠단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IT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품질 경쟁력을 높여 시장의 중심에 선다는 전략이다.
옐로오투오의 차별화 포인트는 '아날로그에 가까운 영역'을 찾아나섰다는 점이다. O2O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찾아낸 답이 숙박업계의 비품 유통(MRO)사업이었다.
숙박 MRO 시장 규모는 3천800억원 수준(옐로오투오 자체 추산)이다. 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점유율 5%를 웃도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각 지역별로 비품 제공 사업자와 숙박업자가 계약을 맺는 게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온라인으로 통합, 파편화된 숙박 비품 시장에서 비품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시작한 게 옐로오투오다.
옐로오투오의 핵심 사업 MRO를 총괄하는 하상욱 MRO 실장을 만나 MRO 사업의 수립 과정과 국내 MRO 사업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업자 돕는 플랫폼 구축 위해 옐로 합류"
하상욱 MRO 전략기획실장은 다날, 인크로스, 다우기술을 거쳤다. 그는 2011년 인크로스에서 지역정보사업팀장을 맡으면서 O2O 사업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배달 앱 '배달365'의 전신인 '배달맛집'이라는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하 실장은 이 때 경험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처음으로 직접 어떤 사업 전체를 맡아 운영해본 시기였기 때문이다.
당시 하 실장이 느낀 점은 이용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O2O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용자들이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그 투자금으로 대규모 마케팅을 펼쳐 이용자들을 모아야 한다. 또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마케팅을 계속 해야 한다. 이 굴레를 벗어나 보자는 생각에 하상욱 실장의 고민이 시작됐다.
인크로스 지역정보사업팀이 다우기술로 이전되면서 그는 '사업자에게 이로운 O2O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사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플랫폼으로 먼저 사업자들을 모으고, 이 플랫폼을 소비자가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는 O2O 사업을 지향하게 된 것.
그러나 대기업인 다우기술에서 혼자서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돼 있었다. 하상욱 실장이 지난 2015년 7월 과감히 다우기술을 벗어나 옐로오투오에 입사하게 된 이유다. 하 실장은 로컬비즈부문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했다. 원하는 대로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전쟁터' 같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전국 유통망 확보…규모의 경제로 시장 효율화 추구"
오프라인 MRO 시장은 지역 기반의 사업이다. 거래처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상품을 납품하는 구조다. 시장점유율이 심각하게 파편화된 이유다. 자연히 납품 단가도 상대적으로 비쌌다.
옐로오투오는 대형 숙박 MRO 사업자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1, 2, 3위 사업자를 인수하고 전부 통합해 온라인 기반의 유통망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진출 초반부터 비교적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또 제3자 물류를 통해 전국망에 직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고, 청라 지역의 1천평 규모의 거대 물류창고를 운영 중에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MRO 단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도 계속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의 중소 MRO 업체를 인수하거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 사업자의 기존 수익 수준은 보장해주고, MRO 관리만 옐로오투오에서 관여하는 방식을 취한다. 민감한 이슈인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하 실장은 존재하는 시장 플레이어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 공격적인 영업 없이 거래처를 확대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 것에 큰 의의를 뒀다.
오프라인 데이터를 온라인 상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하상욱 전략기획실장은 "전화로 물품을 주문하고, 팩스로 주문장을 보냈던 숙박 사업자에게 편리한 웹 기반 시스템을 제공해 옐로오투오의 고객으로 만든다"며 "이전에는 데이터가 쉽게 누락되던 시장이었지만, 웹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면 완전 무결한 데이터에 한층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MRO도 IT화 필요…빅데이터 인재 투입돼야"
하상욱 실장은 옐로오투오의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 "올해는 MRO 사업의 인프라를 갖추는 준비단계였다"며 "내년에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들고, 주문 단계에 IT를 결합,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는 유통 과정에 기술 고도화를 추구할 수 있는 이유는 소비자가 거의 고정돼 있는 MRO의 특성 때문이다. 각 소비자에 대한 상품 구매 데이터가 계속 축적되고, 이를 통해 트렌드를 분석해 미리 향후 구매 데이터도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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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에서 하 실장은 데이터 분석에 능한 인재들이 MRO 업계에 많이 뛰어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하상욱 실장은 "한국에는 유통 혁신 기업이라고 할 만한 기업이 이마트, 쿠팡 등 몇 군데밖에 없다"며 "로봇이 상품 유통 과정에서 개입하는 디지털라이징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데,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