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 '오래된 미래'가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는 한 단계 진화한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혁신을 자신했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18일(현지시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가 책처럼 펴고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액손엠을 다음 달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액손엠은 5.2인치 크기의 화면 두 개가 접혀 있는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펼치면 6.8인치의 작은 태블릿으로 변신한다. 한 화면에 동영상을 재생하고 다른 화면에는 이메일을 확인하는 등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ZTE 액손엠 자세히보기)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큰 흐름은 디스플레이 베젤을 없애는 것이었다. 베젤리스 스마트폰은 세련된 디자인과 좀 더 커진 화면을 제공해 주지만 아주 큰 변화는 아니었다. 주로 보급형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ZTE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점은 놀라운 점이라고 씨넷은 평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린다 수이 분석가는 액손엠에 대해 "이것은 새로운 방향이다. 우리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대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 동안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디자인은 많이 공개돼왔다. 레노버는 작년에 손목을 감싼 형태로 구부러지는 플렉서블 스마트폰 씨플러스 시제품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 SA, 200만~300만 대 판매 전망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비슷한 모습과 기능을 갖고 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스마트폰 내부 하드웨어 요소들이 네모지고 평평한 몸체에 가장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과거 아마존 파이어폰, 페이스북 HTC 퍼스트폰, 노키아 루미아 1020 등 특이한 디자인, 일부 기능이 특화된 스마트폰이 시장에 출시된 적이 있지만 반응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실패해 사라졌던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ZTE는 장기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ZTE 글로벌 마케팅, 전략 담당 부사장 제프 이(Jeff Yee)는 "우리는 이 분야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액손엠 2세대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엑손엠은 다음 달부터 미국 AT&T 이통사를 시작으로 일본, 유럽, 중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AT&T 기기 사업부 책임자 케빈 피터슨은 "하룻밤 안에 새로운 카테고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며, “엑손엠이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롭게 열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 확대에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분석가 린다 수이는 액손엠이 미국 AT&T, 일본 NTT도코모와 중국, 유럽의 이통사와의 계약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0~30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 디스플레이 균열, 멀티태스킹의 필요성 등 우려도 있어
액손엠의 디자인은 사실 2011년 선보였던 스마트폰 교세라 에코와 닮았다. 교세라 에코도 화면 2개를 경첩으로 이어 붙여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었고, 두 개의 화면을 통합해 사용할 수도, 별도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교세라 에코는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사의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했으나, 잦은 버그, 느린 속도, 두 개의 화면 사이의 큰 틈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외면당했다.
6년이 지난 지금 ZTE가 유사한 디자인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굳이 두 개의 화면에서 멀티 태스킹을 할 필요가 있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 분석가 라몬 라마스는 "두 개 화면을 잘 사용하기 위한 킬러 앱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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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두 화면을 잇는 경첩의 취약성과 후면 디스플레이의 긁힘이나 균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액손엠은 코닝의 5세대 버전 인 고릴라 글래스를 탑재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ZTE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는 앞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 출시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고 씨넷은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