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의 폭력성·선정성이 도를 넘었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방안은 미흡하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부적절한 콘텐츠로 방송이 차단된 BJ라도 플랫폼만 옮기면 활동을 재개할 수 있어 개선 방안이 필요한 만큼, 점유율이 높은 유튜브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방심위에서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주요 관심 BJ’는 120명이다.
이 중 욕설, 혐오발언 등으로 방심위 제재를 받았던 BJ 철구형, 셀리 등 BJ 다수는 콘텐츠 내용의 개선 없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거나 유사 사이트로 이동해 활동하고 있다.
아프리카TV BJ 철구형은 최근 청소년 유해 콘텐츠를 19세 이상 이용가 설정을 하지 않고 방송해 해당 사이트에서 서비스 이용이 정지됐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해당 BJ는 과거에도 청소년에게 간장을 뿌리거나, 기초생활수급자 비하 발언으로 아프리카TV에서 두 번의 이용정지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또 5.18 민주화 운동과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 등 수위를 넘는 막말로 수 차례 방심위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BJ 용느는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아프리카TV에서 이용정지 조치를 받았지만 곧바로 몇 시간 후 유튜브에서 '아프리카 정지 위로주?'라는 주제로 생중계를 진행했다.
실제 방심위의 ‘주요 관심 BJ’ 리스트에 유튜브 BJ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혐오발언을 일삼던 BJ 갓건배와 각종 엽기 콘텐츠를 다룬 BJ신태일이 유튜브에서 영구정지 조치를 받았지만, 방심위의 관리 목록에서는 빠져있는 상태다.
심지어 BJ 신태일은 아프리카TV에서도 방송이 차단된 후 유튜브로 옮겨온 BJ였다.
한편 작년 한국언론진흥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은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있다.
최명길 의원은 "인터넷 방송이 청소년에게 일반 방송 못지않게 영향력을 지닌 상황을 고려해 폭력성, 선정성이 짙은 인터넷 방송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는 BJ에 대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하고, 문제가 지속되면 인터넷 방송에서 영구 퇴출하는 삼진 아웃제’와 같은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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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의원은 1인 미디어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인터넷 방송 환경을 만드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욕설, 음란물 등 상습적으로 부적절한 방송을 하는 BJ에 대해 방심위와 인터넷 방송 운영사업자들이 ‘주요 관심 BJ’리스트를 공유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