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앱 개발 생태계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코틀린(Kotlin)이 조만간 자바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오픈소스 모바일 데이터베이스(DB) 회사 렘(Realm)은 지난달(9월) 공개한 '렘 보고서' 2017년 4분기판을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원문보기(PDF)]
코틀린은 지난 2011년 개발도구 전문업체 젯브레인(Jetbrains)이 소개한 언어다. 그 첫 프리뷰 버전은 2012년, 첫 정식판은 2016년 나왔다. 2017년 5월 '구글I/O' 컨퍼런스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공식 언어로 소개됐다. 자바와 대등한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다. [☞관련기사]
렘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바 대비 코틀린 개발자 비중은 2016년 9월 19일 5.1%였고 구글I/O 당일인 2017년 5월 8일까지 7.4%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7년 9월 18일엔 14.3%를 기록, 지난 4개월간 6.9%포인트 비중을 늘렸다.
렘은 구글I/O 2017 컨퍼런스를 통해 코틀린이 공식 언어로 소개된 이후 코틀린을 다루는 개발자가 확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 추세에 따르면 2018년 12월 10일무렵 자바가 49.3%, 코틀린이 50.7%로 비중이 역전될 것으로 추정됐다.
회사는 보고서에 "(안드로이드 기반) 자바가 죽어가고 있다"며 "실제로 구글I/O 이전까지 자바로 제작된 앱 20%는 이제 코틀린으로 제작됐다"고 썼다.
이어 "코틀린은 서버에서 사용되는 자바까지 바꿀 수 있다"며 "코틀린 스킬이 없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조만간 (멸종된) 공룡처럼 보일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또 "코틀린이 2018년 12월 자바를 따라잡는다"며 "이는 구글I/O에서 구글이 코틀린을 공식 지원 언어로 선언한지 17개월, 코틀린이 1.0(정식판)으로 나온지 2년반쯤 지나서"라고 썼다.
내년말 코틀린 개발자 비중이 자바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관측은 전세계 추세에 해당한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민감한 나라일수록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렘의 모바일DB를 다루는 개발자는 163개국에 걸쳐 있고 나라별 비중은 미국(16%), 중국(13%), 인도(8%), 일본(7%), 러시아(4%), 베트남(3%), 브라질(3%), 독일(3%), 한국(3%) 등 순으로 많다.
렘은 그중 상위권인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브라질, 독일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구글I/O 개최시점 기준 8주 전보다 8주 후 나타난 코틀린 개발자 비중의 증가폭이 큰 점을 강조했다. 코틀린을 공식 언어로 소개한 구글I/O 컨퍼런스가 일종의 확산 기폭제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구글이 코틀린을 자바와 대등한 공식 언어로 인정함에 따라 개발자 생태계에서 이 언어가 자바를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전부터 있었다. 이제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건 그 시기였다. 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그 시점이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지디넷코리아는 이에 대비해 개발자들이 코틀린의 특성과 활용도를 이해하고 향후 구글의 관련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기획특집을 2편에 걸쳐 게재하기도 했다. [☞관련기획(상)] [☞관련기획(하)]
렘 보고서의 내용이 자바 언어를 다루는 전체 개발자 생태계를 대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난 10일 영국 더레지스터는 렘 보고서를 인용 보도하면서 "이 숫자는 오라클이 최근 1천200만명으로 잡은 일반 자바 개발자군에 대입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단서를 달고 "하지만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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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럽 코펜하겐 등 주요 국가에서 직원 60명을 두고 움직이는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안드로이드와 iOS 앱 개발자, 기업을 위한 모바일DB를 오픈소스 및 상용 버전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면서 2천900만달러 누적투자를 유치했다.
렘 보고서는 이 회사 모바일DB 제품을 사용하는 글로벌 모바일 앱 개발자 커뮤니티의 동향과 활동 유형을 관찰한 결과를 담고 있다. 회사 공식사이트에 따르면 렘 제품 설치 건수는 20억건 이상,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는 개발자는 10만명 이상이다.